“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습니다. 이익이 줄고 손해가 나더라도 고객이 싫어하는 행위를 고치겠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천명한 '진정성 있는 변화'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무약정 고객 혜택을 늘리고 선택약정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등 이동통신 혁신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고가요금제에 치중한 혜택 강화가 아니라 모든 고객 혜택을 늘린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로 평가된다.
◇혜택 사각지대에 '무약정 플랜' 제공
SK텔레콤은 이달 5일 '무약정 플랜'을 출시하며 진정성 있는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약정을 하지 않아도 매월 포인트가 쌓이고 축적된 포인트로 요금을 내거나 휴대폰 기기 값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월 요금제에 따라 월 3000~9000포인트가 적립된다.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기기변경 시 기기할부(최고 5만원)나 가입요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기기변경이 아닌 고객은 무약정 플랜 신청 이후 1년 경과 때부터 포인트를 요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표]SK텔레콤 무약정 플랜
SK텔레콤에 따르면 현재까지 '무약정 플랜' 신청 고객 중 58%가 단말 사용 기간이 25~36개월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약정은 끝났지만 신규 단말 출시 등을 기다리느라 아직 새로운 약정은 하지 않은 고객이 주로 '무약정 플랜'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약정 플랜은 SK텔레콤 지점·대리점·고객센터는 물론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무약정 플랜 신청자 중 90% 이상이 모바일 T월드 앱(77%)과 T월드 홈페이지(15%)를 통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고객이 포인트를 잊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립 내역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약정 시 보유 포인트가 있다면 매장 내 전산화면, 온라인 T월드 선택약정할인 가입화면 등에서 공지할 예정이다.
◇최적 요금제 안내 서비스 “저렴한 요금 안내”
SK텔레콤이 2월부터 T월드 전 매장에 도입한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의 요금인하 효과도 통계로 입증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도입 이전인 2017년 2월과 도입 이후인 2018년 2월을 비교하면, 기변 이전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보다 낮은 요금제로 바꾸는 비중이 약 39%에서 약 60%로 약 21%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일부 유통 현장에 고객 가치를 훼손하는 '고가 요금제 유도' 경향이 있다고 판단,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을 통해 '고가 요금제 유도'를 방지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실제 고객에게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한 것이다.
시스템은 먼저 △고객의 연령대 △기기변경 전 요금제 △데이터 소진율 △기변 후 단말유형 등을 분석해 고객을 480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제안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최적 요금제를 제안하니, 고객 역시 이를 믿고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택약정 위약금 제도 개편
SK텔레콤은 국내 이통사 최초로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위약금) 구조도 전면 개편했다.
그동안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고객은 약정 만료에 근접할수록 누적 할인액이 증가하는 탓에 할인반환금 부담이 상당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약정 기간 절반이 지나면 할인반환금이 감소하기 시작해 약정 만료 시점엔 '0원'에 수렴하도록 구조를 개선했다.
할인금액이 아닌 남은 약정 기간 기준으로 할인반환금을 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른 혜택은 이용 요금제 등과 무관하게 모든 고객이 누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또한 기존 약정 기간이 남았더라도 할인반환금을 내지 않고 1년 또는 2년 재약정을 통해 25% 요금할인 선택약정을 전환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약정 기간에 묶여 현재 20% 요금할인을 받고 있던 SK텔레콤 고객 520만명은 부담 없이 25% 요금할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올해 연중 이동통신서비스 전 영역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상품·서비스 변화와 혁신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