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오늘 첫 옥중조사, 구속 전 남긴 마지막말 "참모습을 되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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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후 첫 옥중조사를 받는 가운데, 친필 입장문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구속 후 오늘(26일) 첫 옥중조사를 받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남긴 친필 입장문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남겼다. A4 용지 3장 분량의 육필 입장문을 찍은 사진도 첨부됐다.

 
공개된 입장문에는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지난 10개월간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고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며 자신이 정치보복을 당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언급했다.

 
입장문 작성 일자가 하루 전인 21일로 명시된 것으로 미뤄, 이 전 대통령이 구속에 대비해 미리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외에 검찰 호송차에 올라타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된 지 나흘 만인 26일 검찰이 첫 '옥중조사'를 벌인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을 비롯한 검사와 수사관들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내 구속 후 첫 조사에 나선다.

이하 이 전 대통령 입장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 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