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60년 이상 분리막 수처리공정 해석에 사용된 유체확산 이론이 적합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또 해수담수화플랜트 등 현장에서 역삼투 막과 같은 비공극성 막의 적정한 수압 운전 범위를 제시하는 새로운 측정방법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김인수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비공극성 막 기반 수처리 공정 해석에서 60여 년간 통용된 유체확산 이론의 핵심인 '수압=삼투압'이라는 이론이 비공극성 막의 투과능 해석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수담수화 공정에 많이 사용돼온 비공극성 막(역삼투 막)과 공극(물이 통과하는 구멍)은 존재하지만 크기가 매우 작아 측정이 어렵다. 유체확산 이론은 구멍이 비공극성 막에서 물과 염분이 서로 분리돼 따로 움직이면서 투과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근거가 돼 왔다.
그동안 비공극성 막은 이온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존 유체확산 이론이 수압과 삼투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막 투과특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교수팀은 정삼투 공정에 사용되는 비공극성 막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압이 항상 삼투압보다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규명했다. 즉 비공극성 막에서 수압과 삼투압은 동일한 성질의 구동력으로 작용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유체확산 이론의 핵심 가정 사항인 '수압=삼투압'이 실제 공정 해석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수압에 대한 비공극성 막의 취약성을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해 일정 수압에서 비공극성 막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한계 수압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비공극성 막의 적정한 운전 수압의 범위를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의심 없이 받아들여진 기존 유체확산 이론의 핵심 기반이 투과능 해석의 부정확성을 낳는 주된 원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막분리 수처리 현장에 사용되는 다양한 역삼투 막에 적용돼 신뢰성 있는 설계와 건설, 운영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