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가 계획대로 약 3조원의 대출금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해주지 않는다면 다음 달까지 차입금과 희망퇴직 위로금 마련 등에 최소 2조3000억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달 말 GM으로부터 빌린 7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GM은 만기를 2월말에서 3월말로 한 달 연장해줬으나, 이달 말 재연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다음 달부터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지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8일까지 988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이 차입금은 2012년 이후 2016년까지 GM 홀딩스 LLC 등 GM 본사와 계열사로부터 한국지엠이 빌린 돈이다. 이자율은 4.8~5.3% 수준이다.
아울러 4월말에는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2500명에게 지급할 위로금을 마련해야 한다. 2~3년치 연봉을 평균 2억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5000억원이 필요하다. 다음 달 중 지난해 격려금 중 절반(1인당 약 450만원)인 약 720억원(450만원×1만6000명)도 줘야 한다.
업계는 한국지엠 처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GM의 차입금 출자 전환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실사가 마무리되고 노사 임단협도 성과를 내야 GM 출자 전환 실행 일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