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라는 대형 악재가 2월 완성차 업계 판매량과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완성차 5개사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지엠은 내수 3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신차효과를 톡톡히 본 쌍용차는 3위 등극이 유력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르노삼성차 완성차 5개사는 2월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달리 2월에 설 연휴가 포함되면서 영업일수가 크게 부족한 데다 출시를 앞둔 신차 대기 수요가 늘면서 생산과 판매 모두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한국지엠이다. 지난해부터 수출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철수설로 고객 신뢰도 저하까지 겹치면서 영업 현장에선 판매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한 7844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달에도 전년 동기 실적(1만1227대)을 넘긴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쌍용차는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이달 역대 두 번째로 내수 3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쌍용차는 한국지엠을 100여대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연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계약 1만대를 돌파할 만큼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어서다. 쌍용차는 이달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를 생산하는 조립3공장에 주간 2교대를 도입,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이달 내수 판매가 바닥을 찍은 뒤 다음 달부터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판매를 견인할 신차들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출고를 앞두고 있어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대어급 신차 출시와 경쟁 업체들의 판매 위축으로 내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달 4세대 신형 '싼타페'와 2세대 '벨로스터'를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이달 말 2세대 'K3'를 판매를 시작하며 다음 달 2세대 'K9' 출시를 앞뒀다.
문제는 당분간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다. 한국지엠은 4월 '에퀴녹스' 출시 전까지 내수 판매를 이끌 신차가 없다. 공장 폐쇄 여파로 '크루즈', '올란도'가 단종을 앞둬 제품군이 빈약해진다는 점도 악재다. 르노삼성차도 상반기 중 선보일 소형 해치백 '클리오' 도입 전까지 고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신차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설 연휴로 영업일수 감소하며 이달 내수 시장은 최악의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신차가 없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의 경우 다른 업체보다 하락세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