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오는 5월 군산공장을 완전히 폐쇄한다. 노동자 2200여명의 구조 조정 절차도 밟는다. 쉐보레 유럽법인 철수 이후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속된 인력 감축과 생산 규모 축소를 거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한국지엠(대표 카헤르 카젬)은 오는 5월 말까지 군산공장 차량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노동자 2200여명(계약직 포함) 대상의 구조 조정을 마무리한 뒤 최종 폐쇄한다고 13일 밝혔다. 군산공장의 최근 3년 동안 가동률은 약 20%에 불과하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2002년에 준공돼 2011년 승용차 27만대, 디젤엔진 20만대까지 생산하면서 한국지엠의 주력 공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2013년에 쉐보레 유럽법인의 2016년 철수 계획 발표와 함께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011년 5조6000억원에 이르던 생산액은 2012년 4조8000억원, 2013년 3조2000억원, 2014년 2조원, 2015년 1조4000억원, 2016년 1조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올란도, 크루즈 등 생산 차종의 판매가 모두 부진하면서 생산 물량이 지난해 3만3000대까지 줄었고, 조업 일수도 최근 월 평균 6∼7일에 그쳤다. 생산 물량이 줄면서 근무 형태도 1교대제로 전환하고, 3500명에 이르던 인력 규모도 2200명까지 축소했다. 최근에는 공장 가동률이 20% 이하로 떨어졌고, 공장 가동도 한시 중단됐다.
카헤르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면서 “최근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 및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공장 폐쇄의 이해를 호소했다. 카젬 사장은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노동자 2200여명(직영·계약직) 대상의 구조 조정도 실시한다. 이들은 전원 희망퇴직 대상이 된다. 또 1차 협력업체 5700명(35개), 2차 협력업체 5000명(101개사) 등 1만2900여명도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공장 '셧다운'을 시작으로 추가 구조 조정과 지원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짙어졌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 관계자들은 한국에서의 사업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기 때문에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들과 논의를 지속해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군산공장 폐쇄 비용은 일단 본사인 GM이 전부 부담한다. GM은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약 4억7500만달러의 비현금 자산상각과 3억7500만달러 규모의 인건비 관련 현금 지출을 포함, 최대 8억5000만달러의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국GM은 전했다. 지출은 대부분 올해 2분기 말까지 '특별지출' 항목으로 회계장부에 반영될 예정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