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2년 만에 운항하는 항공기 실내에서 무선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다.
우선 미주, 유럽 장거리 노선에 도입하고, 중단거리 노선 및 국내선 도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기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재검토하는 것에 대해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츠(JV) 이후 서비스 차별을 두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신규 도입하는 중대형 항공기에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파이 장착을 검토하고 있다.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기내 무선 인터넷에 대한 고객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휴대형 무선결제 단말기(EFT POS) 전용 와이파이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 운항을 시작한 CS300은 좌석에 주문형비디오시스템(AVOD)을 장착하지 않고, 기내 와이파이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시스템(IFE)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도 2015년부터 IFE '지니플레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다만 해당 와이파이는 결제와 기내 서비스 전용으로, 인터넷 접소이 불가능하다.
앞서 대한항공은 2005년 대당 40억원을 들여 항공기 30여대에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당시 기내 무선 인터넷 속도는 현재 10분의 1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기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승객들로부터 느린 속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1년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와이파이 장비 성능 개선으로 기내 무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장거리 노선에 기내 와이파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롭게 도입하는 신기종부터 적용할 예정이고, 구체적인 노선이나 기종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항공사 중 와이파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시아나항공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월부터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항공기 A350 4대를 운영 중이다.
와이파이 사용료는 시간에 따라 △1시간에 11.95달러 △3시간 16.95달러 △24시간(비행 전체) 21.95달러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는 40~80Mbps로, 웹서핑이나 소셜미디어(SNS) 이용에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기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재검토하는 이유로 △글로벌 트랜드 △아시아나항공 서비스 개시 △델타항공 JV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에어프랑스, 영국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과 유럽의 항공사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ANA가 국제선 와이파이를 무료로 개방했고, 중국 항공사들도 와이파이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JV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서비스 차별을 줄이기 위해 기내 무선 인터넷 도입이 필요해진다”면서 “델타항공의 경우 2009년부터 북미 지역 국내선 전 항공기와 국내를 오가는 항공기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