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제시장 가격이 미국 당국과 페이스북 협공에 1만달러선 아래로 급락했다.
31일 블룸버그(현지시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3시 30분 전날 저녁보다 8.5% 떨어진 99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전 1만1000달러 선에서 1만달러 선으로 하락한 뒤 이날 오전 9582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 18일 9185달러 이후 최저다. 2만달러에 육박한 지난해 12월 18일 고점(1만9511달러)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만4700달러대였던 월초에 비해 한 달간 하락 폭은 30%를 넘었다.
블룸버그는 1월 한 달간 비트코인 하락률이 201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 리플은 1.09달러를 기록, 한 달 전보다 44.5%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1071달러로 한 달간 8.7% 내렸다.
가상화폐 가격 급락은 미국 당국이 가상화폐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0일 텍사스 사기 혐의를 받는 '어라이즈뱅크'가 신규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6억달러를 동결하고 추가적인 ICO를 금지했다.
블룸버그는 SEC가 ICO와 관련해 자산동결 조처를 한 것은 최대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달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피넥스와 가상화폐 거래용 코인을 발행하는 테더에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비트피넥스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거래 시 미 달러화 대신 테더가 발행한 코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테더가 코인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잦은 사기와 속임수를 이유로 비트코인과 ICO 등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30일 발표한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580억엔대 가상화폐 해킹 사고로 쇼크에 빠진 일본 정부가 전날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부담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 도난당한 가상화폐 'XEM' 개발업체 NEM파운데이션은 “해커들이 훔친 XEM을 처분할 수 있는 여러 곳의 거래소로 이체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