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 발달로 암 환자 생존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잘사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어린이 암 생존율에서 뚜렷하게 확인됐다. 그러나 간암, 폐암, 췌장암 생존율은 모든 국가에서 매우 낮아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
31일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된 '콩코드-3'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콩코드는 각 국 학자가 참여한 국제연구협업네트워크로 90년대 중반부터 5년마다 각국의 암 환자 5년 순 생존율(암 진단 후 5년까지 생존하는 환자의 비율)을 비교 연구한 보고서를 내왔다.
이번 보고서는 2010~2014년 71개국, 322개 암 등록기관이 보유한 18가지 암 환자 3750만명의 자료를 분석하고 이전과 비교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선진국 암 생존율은 높고, 개발도상국의 생존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경우 미국과 호주에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생존율이 90%였다. 16개 서유럽 국가의 생존율은 85%였고,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71%에 머물렀으며 인도에서는 66%에 그쳤다.
어린이 암 환자의 생존율의 국가별 격차가 특히 컸다. 예를 들어 뇌종양 진단을 받은 어린이의 평균 5년 생존율은 2000∼2004년 54%에서 2010∼2014년 60%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국, 덴마크, 스웨덴, 슬로바키아에서는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올랐지만, 멕시코와 브라질에서는 40%를 밑돌았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생존율이 28.9%에 그쳤다.
림프모구 백혈병 진단을 받은 어린이 환자의 5년 생존율도 캐나다, 미국과 9개 유럽국가에서는 90%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중국과 멕시코에서는 생존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간암과 폐암, 췌장암은 모든 국가에서 여전히 조기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5% 이하다.
다만 지난 20년간(1995∼2014년) 간암의 생존율도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한국(11→27%), 스웨덴(5→17%), 포르투갈(8→19%)에서 많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폐암 생존율도 중국(8→20%), 일본(23→33%), 한국(10→25%)에서 크게 높아졌으며 영국을 포함한 21개국에서도 5%에서 10%로 올랐다.
공동저자인 미셸 콜먼 런던대 교수는 “매년 1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암으로 숨진다”면서 “암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를 이해하고 예방, 조기 진단, 치료를 향상하기 위한 더 큰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