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될 수 있도록 롭스를 이끌겠습니다.”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선우영(52) 롭스(LOHB's) 신임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식생활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대우전자 공채로 입사한 선우 대표는 1998년 하이마트로 옮긴 뒤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을 거쳐 최근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롭스 신임 대표로 발탁됐다.
선우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2020년까지 여성 CEO를 배출하겠다'는 약속을 이번에 지키신 것”이라며 “여성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여성의 니즈를 경영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임명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워킹맘으로서 여성 CEO까지 오르기 쉽지 않았다고 선우 대표는 털어놨다. 그는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내는 데 남녀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며 “앞으로도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취임 초기지만 업계 후발 주자인 롭스가 도약하기 위해 올해 매출 50% 신장을 목표로 하는 등 사업 계획도 밝혔다.
선우 대표는 “작년까지 96개 매장을 출점했고 올해는 50개 매장 오픈이 목표”라며 “고객과 소통하고 현장 직원과 고객 의견을 반영하는 것과 동시에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을 본격화해 빠른 시일 내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오픈한 모바일앱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배치하고 IT개발에 박차를 가해 대폭 개선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온라인부문장을 역임하며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결제·배송 등 전 과정에 걸친 인프라를 확대하고 구축한 전문가로서 롭스의 온라인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PB 시장 확대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선우 대표는 “올해 PB제품 리뉴얼과 확장 계획이 있고 장기적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PB 브랜드를 론칭할 단계는 아니지만 고객 니즈에 잘 맞춰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층이 확실히 구분되는 화장품 사업 특성상 타킷 고객층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주로 메인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상품들을 구분해 라이프나 연령대에 맞춰 제안을 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여성 뿐만이 아닌 남성 고객들까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 대표는 과거 롯데하이마트 근무 경험을 롭스 경영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아이템은 다르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빨리 찾거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등 앞서 발굴하고 제안하면 좋은 결과가 뒤따른 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우 대표는 “트렌디하고 니즈가 다양한 화장품의 상품을 대폭 확대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며 “고객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세밀히 살피고 매장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