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운영 미숙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제2터미널은 개장한지 나흘 간 수백명이 오도착하고, 수화물 1000여개가 처리되지 못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1·2터미널을 헷갈린 오도착 승객은 개장 첫날인 18일 264명을 기록했다가 19일 242명, 20일 186명, 21일 168명으로 총 860명으로 집계됐다. 수화물 처리 누락 문제는 18일 960건, 19일 540건, 20일 50건, 21일 90건으로 1640건에 달했다.
나흘 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용한 승객은 약 22만명, 수화물은 약 20만개에 달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대한항공, 델타, 에어프랑스, KLM 등 4개 항공사가 전용으로 사용한다. 전체 이용객 중 95% 이상이 대한항공 탑승객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발생한 오도착, 수화물 누락 문제도 대한항공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 개장 초반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 '대한항공 인력 부족'을 꼽았다. 비행기에 수화물을 싣고 내리는 지상조업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상 조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의 경우 제2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추가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제2터미널 수하물처리시스템(BHS)은 첫 날부터 지금까지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다”면서 “제2터미널은 제1터미널보다 대한항공 커버리지(점유)가 두배로 늘어났기 때문에 지상조업 인력도 맞춰서 늘려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수하물 누락 등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제2터미널 BHS 시스템 상 오류는 없었지만, 미숙한 운영 때문에 충분히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공항은 제2터미널 개장 첫 날 지상조업 인력을 평소보다 50% 가량 늘린 149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개방검사가 필요한 '미분류 수화물'이 평소보다 4~5배 많은 1600건에 달해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실제 인천공항 제2터미널 BHS는 제1터미널과 달리 보안검색을 내부에서 진행한다. 제1터미널의 경우 수속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수화물에 대한 현장조치가 가능하지만, 제2터미널은 수속을 마친 탑승객을 따로 찾아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보안검색 요원의 숙련도도 문제로 언급됐다. 제1터미널에서는 수화물 하나당 10~12초 만에 보안검색을 마쳤지만, 제2터미널에서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지상조업 인력을 30% 가량 늘려서 한동안 제2터미널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했고, 한국공항 측에서도 인력 충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취급누락된 수화물의 경우 현재 탑승객에게 모두 전달됐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오도착이나 수화물 누락 문제도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