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온 호재인데"…1년째 중국판호 제재 속타는 게임업체

한국 게임업계가 10년 만에 글로벌 흥행이 가능한 대작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중국 수출길이 1년 가까이 막히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파가 길어지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흥행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을 마지막으로 한국 게임에 '판호'(유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서도 판호 발급 재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판호가 막힌 사이에 국내 게임 산업은 모바일게임에서 '리니지2레볼루션', 온라인게임에서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흥행작을 각각 내놨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레볼루션'의 경우 중국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지만 1년 째 출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게임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매출 상위권에 들었다.

펍지 역시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출시를 계약했지만 정식 출시는 요원하다. 지난해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에 출시, 세계 시장에서 2000만장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중국이 스팀까지는 막지 않아 단일 국가로는 중국 이용자가 가장 많다.

펍지는 텐센트와 함께 중국 시장에 특화한 현지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원작보다 먼저 서비스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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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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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올해 엔씨소프트가 예정한 '블레이드앤소울2' '리니지2M' '아이온:템페스트'는 원작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넷마블이 선보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코스닥 게임주 시가총액 1위에 오른 펄어비스는 지난해 3월 중국 스네일게임스와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출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중국신문출판광전총국이 주관하는 10대 게임 시상식에서 '2018년 중국에서 가장 기대되는 10대 온라인 게임' 1위에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았지만,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지난해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선전으로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내수 시장 포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게임의 수출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2000년대 후반의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를 마지막으로 히트작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게임 수출 성장세 대부분이 이들 게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초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매출 상승으로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하드 코어한 리니지 MMORPG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크게 확장됐다면 올해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여성, 라이트 이용자로 영역을 넓히는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미, 유럽, 러시아 등에서도 MMORPG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굳이 리스크가 큰 중국에 한정시킨 글로벌 전략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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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중국버전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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