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강력한 개헌 드라이브...국회에 2월말 데드라인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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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강력한 '개헌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회가 2월말까지 개헌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혔다. 여야의 개헌 합의에 대해 사실상 '데드라인'을 공표했다. 사견을 전제로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권력구조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며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 뜻을 따라갈 수 없다며 개헌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는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려면 3월에는 (국회에서) 발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국회 개헌특위에서 2월 말 정도까지는 개헌안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2월 중 개헌안 합의, 3월 중 발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좀 더 일찍 개헌 준비를 자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지난 대선 모든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약속했다고 상기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면 1200억원의 세금이 더 투입된다고 우려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도 국민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해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 합의 도출을 위해 야당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야당의 협조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국회 개헌특위가 개헌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이견차가 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깜깜이 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며 논의를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헌까지 지방선거에서 투표하면 유권자 1명이 7개 사항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을 제외하고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야당은 이날도 대통령 발언에 날을 세웠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개헌 언급은 환영하지만, 권력구조 개편이 없는 개헌은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의견을 존중해 개헌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는 “지방분권, 기본권 강화, 중앙권력구조개편 등 각 분야의 개헌안이 다 나와 있다”며 “국회가 의지를 가지고 정부와 함께 합의하면 최대한 넓은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되지 않아 정부가 개헌을 추진하면 “국민이 공감하고 국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개헌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것”이라며 국회 합의 불발 시 정부의 개헌 추진 방향도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개헌안은 대통령 4년 중임제라고 밝혔다. 국민도 가장 지지하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소신으로 이를 주장할 생각은 없다”고 추가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개헌을 해야하기 때문에 국회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투표에서도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가 동의하고 국민이 지지할 수 있는 최소분모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소 분모 속에서 지방분권은 너무나 당연하고 국민 기본권 확대 개헌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중앙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지지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밖에 없고, 만약 하나의 합의를 이룰 수 없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헌을 다음으로 미루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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