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UAE와 원전 협력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이에 앞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 전날엔 정세균 국회의장도 면담했다. 굳이 우리로 따지면 서울시장쯤 되는 인사가 방문국의 입법부, 행정부 수반을 모두 만나는 것은 보기 드문 환대다. 차기 집권 왕세자의 최측근이니 그만큼 비중을 두고 예우한 것으로 보인다.

UAE는 우리나라의 첫 원자력발전소 수출국이자 한국형 원전을 처음으로 도입한 국가다. 지난해 말 주무 부처 장관조차 불참 속에 지나친 '원자력의 날'이 바로 UAE에 원전을 수출한 날이다. 이 때문에 우리와 UAE 간 원전 협력은 계약서에 쓰인 글자 이상의 가치와 무게를 갖는다.

여러 정치 해석과 논란이 있지만 왕세자 친서까지 들고 온 것을 보면 UAE 쪽도 분명히 원하는 것이 있는 듯하다. 그 가운데 가능성이 가장 큰 부분은 우리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면담 이후 공식화됐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공동 수출 건이다. 세계 빅3 산유국으로서 원전을 세운 경험을 같은 아랍 국가 입장에서 설명하고 설득한다면 수주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사우디 원전 컨소시엄에 UAE가 참여해 일부 자본을 투입하고 운영 수익을 배분 받으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사안은 UAE 원전 1호기 준공 기일 관련일 개연성이 크다. 사실 하루하루가 천문학 규모의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준공일이 늦춰질수록 건설 비용은 늘어나고, 운영 수익 개시일은 늦춰진다. 고스란히 건설 책임인 한국전력공사의 부담으로 넘겨진다. 결국 수익국인 한국의 부담인 셈이다. UAE는 자국의 원전 규제 기구 구성까지 준공일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 한다는 게 정설로 나온다.

두 사안 모두 주고받는 방식으로 풀면서 가면 될 일이다. 다만 우리 스스로 원전 관련 건설·운영 기술의 발전에서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원전 기술을 포기하려는 한국과 손잡겠다는 원전 수입국은 절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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