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발사체 기술을 갖춰 주체적으로 우주산업을 개발·육성하기 위한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새해 본격 궤도에 진입한다. 자체 개발한 시험용 비행모델(FM) 엔진을 탑재한 발사체를 오는 10월 시험 쏘아올릴 예정이다. 이 시험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를 지구 밖으로 쏘아올린 첫 사례가 된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은 총 3단계에 걸쳐 201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1년에 걸쳐 우리 고유 기술로 발사체를 확보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조9572억원에 달한다.
정부 주도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7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하고 시험 설비를 구축했다. 2단계 사업은 2018년 3월까지 75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하는게 골자다. 75톤급 액체엔진 1기를 사용해 성능검증용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3단계 사업에서는 3단형 위성발사체를 제작해 발사하게 된다. 액체엔진 4개를 활용한 1단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을 우선 개발한다.
2021년까지 총 3기의 비행모델을 제작해 이 중 2기를 사용해 2회 발사한다. 중소형 시험위성을 발사해 성공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최근 나로센터에서 비행모델 엔진이 정상 출력되는지 확인하는 연소시험을 했다. 이번에 기준을 통과한 비행모델 엔진은 75톤 추력으로 시험용 발사체를 고도 약 200㎞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 이 엔진 하나로도 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항우연의 최종 목표는 자체 개발한 75톤 엔진 4대를 하나로 묶은 300톤 추력의 한국형발사체를 완성해 쏘아올리는 것이다.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형 인공위성을 국산 기술로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선진국은 우주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주 기술이 전통 국가안보를 넘어 기상관측, 방송, 통신, 재난 대응, 영상정보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궤도나 정지궤도 위성 수요가 증가해 다양한 위성을 발사할 필요도 커졌다.
우리나라는 자체 발사체 기술이 없어 러시아 등 우주 기술 선진국에 의존해 국내 위성을 발사·운영해왔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성공하면 표준 발사체 기술로 활용해 다양한 국가 우주개발 계획 임무를 자체 기술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차세대 중형위성과 차세대 소형위성 등 발사 수요에 대응해 한국형 발사체 실용화 사업을 향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간 기업이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발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해외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도 도모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