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기획]의료·바이오 AI 원년..미생물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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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의료·바이오 영역에 인공지능(AI) 접목은 물론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제2 유전자'로 평가받는 인체 미생물 활용 방안, 제도적 정비 요구도 본격화된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인 AI는 작년 한 해 의료·바이오 영역에서도 화두였다. 정밀의학 테두리 내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증거의학은 AI 접목을 이끌었다. 의료기관은 물론 제약사, 바이오벤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까지 바이오 빅데이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AI 솔루션 기업이 관련 기술을 구현하면서 '의료·바이오 AI'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정부도 산업계 패러다임에 맞춰 관련 지원을 확대하면서 올해 실질적인 적용 사례와 성과까지 나올 전망이다.

◇제도 정비는 끝... AI병원 선보인다

작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용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다양한 의료정보를 분석해 진료를 지원하는 빅데이터, AI 솔루션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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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세브란스 병원 직원이 자체 전산실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질병 분석을 하고 있다.(자료:전자신문DB)

정식 의료기기 등록을 위한 모든 절차가 공개되면서 산업계는 더 분주하다. 뷰노, 루닛 등 의료영상정보 기반 진단지원 솔루션 업체는 이르면 상반기 첫 의료기기 허가를 노린다. 신뢰성, 유효성을 정부가 보증하면서 의료현장 접목이 본격화된다.

병원도 AI 시대에 맞춘 첨단 의료기관 진화를 서두른다. 연세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은 환자 수요에 맞춘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은 작년 홈페이지를 통해 환자 건강검진 정보를 입력하면, 미래 질병 발병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 서비스 영역과 정확도를 높여 누구나 미래 건강을 예측하는 포털을 마련한다.

고대안암병원은 1분기 안에 AI 기술을 접목해 항생제처방모니터링 솔루션을 공개한다. '슈퍼 박테리아' 등 항생제 내성균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적절한 처방이 이뤄지는 AI가 감시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도 AI 솔루션 기업과 협업해 임상결정지원솔루션(CDSS) 등을 개발한다.

◇신약 패러다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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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적용 신약개발 효과 비교

신약후보물질 1000만개 중 실제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은 9개가 고작이다. 이중 단 하나만 최종 판매허가를 받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획득 시기도 최근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약개발에 새로운 기대주도 AI다. 수십 년간 생명공학 분야 데이터베이스(DB)가 축적되면서 AI 활용 기반이 마련됐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대상 선정, 결과 예측까지 AI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신약개발에 AI가 접목될 경우 평균 15년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은 최소 5년, 신약 후보물질 발굴은 4.5년에서 1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에서도 AI 기업과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다. 스탠다임은 약물구조 DB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아주대 약대 등과 협업해 올해 부분적 성과를 기대한다. 신테카바이오도 최근 CJ헬스케어와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로 면역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는 제약사와 AI 기업, 병원 간 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8년 '미생물'을 주목하라

올해 바이오 영역 기대주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미생물유전정보)'이다. 장내, 피부, 구강, 생식기 등에 공생하는 미생물을 연구한다. 우리 장내에는 약 100조개 이상 미생물이 산다. 건강한 미생물이 많을수록 소화 촉진, 면역세포 활성화 등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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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미생물 간 상호작용은 질병예측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생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노소포'는 각종 질병 정보를 담고 있다. 소포를 분석하면 대장암, 위암, 폐암 등 각종 암과 심뇌혈관 질환까지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작년 정부는 한국인 장내 미생물 DB 구축을 위한 '바이오뱅크'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뱅크 구축이 완료되면 한국인이 자주 걸리는 대장암 등 연구가 본격화된다. DNA 유전체 정보에 이어 미생물 정보가 질병 정복 열쇠로 부상한다.

미생물은 질병뿐 아니라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아토피 피부염, 탈모, 성기능 등이 우리 몸속 미생물과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올해 관련 질환이 미생물과 어떤 영향이 있는지 증거 기반 의학적 연구가 고도화될 전망이다.

유승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센터장은 “올해 의료·바이오 분야 핵심 화두는 AI와 마이크로바이옴이 될 전망”이라며 “데이터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제도적 정비는 물론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 간 상관관계 규명에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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