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 증손자 라훌 간디(47)가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에 곧 취임할 예정인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접 INC의 총재 세습을 비판했다.
5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서부 구자라트 주 주의회 선거 지원유세에서 라훌을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빗대어 “무굴 제국에 선거가 있었느냐”면서 “우리는 아우랑제브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네루-간디 가문의 INC 당권 장악을 비판했다.
모디 총리는 “자항기르 황제 다음에는 샤자한 황제가, 샤자한 황제 다음에는 아우랑제브 황제가 왔다”면서 “INC는 이같이 일가족이 지배하는 정당임을 받아들이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치러지는 구자라트 주 선거에서 만약 INC가 승리한다면 이 같은 가문 통치를 정당화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승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란디프 수르제왈라 INC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디 총리는 라훌 공포증을 앓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라훌은 전 인도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총재 선출은 신구 세대의 열망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르제왈라 대변인은 이어 여당 내에 모디 총리의 당 장악에 반기를 든 정치인들을 열거하며 “모디 총리는 이들의 질문에는 언제 답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INC는 전날 차기 당총재 선출을 위한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현 INC 부총재인 라훌이 단일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NC는 후보 추천·등록 절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선거 없이 11일 라훌 후보의 당선을 공표한 뒤 총재 취임식 준비에 들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