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웰스파고' 만든다...KB發 핀테크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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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금융사 최초로 유망 핀테크 기술을 계열사에 적용하는 첫 실험을 추진했다. 27일 김기영 플라이하이 대표가 민원서류를 발급,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증명서 발급서비스(옴니독)를 시연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KB금융그룹이 금융사 최초로 유망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을 대거 내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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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한국판 웰스파고 모델이 탄생할 전망이다. 올 연말 기점으로 KB금융 계열사 상당수가 디지털 채널 전략의 중심으로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해 유망 기술을 융합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스타트업 샌드버드, 해빗팩토리, 플라이하이, 원투씨엠 등 유망 핀테크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대거 접목하고 직접 투자와 코스닥 기업공개(IPO)까지 지원한다.

그간 금융사는 업권별로 경쟁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외부 혁신 기술을 채용하거나 내부 기술을 외부에 공급하는데 인색했다. 하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디지털 채널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해외는 금융사와 스타트업 기업이 합종연횡을 통해 아마존, 구글 등 테크기업과 경쟁에 돌입했다.

KB금융도 디지털 채널 혁신에 대응하고 한국판 웰스파고 모델을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 기업과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키로 했다.

미국 웰스파고는 통합 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에게 API형태로 공개하고, 모든 기업이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하거나 웰스파코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한국에는 없는 모델이다.

우선 KB증권과 KB생명보험이 스타트업 플라이하이(대표 김기영)가 개발한 신분증 본인확인 서비스(옴니 체크)를 내재화한다. KB손해보험은 모바일증명서 발급서비스(옴니 독)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옴니 체크는 강력한 보안기술을 적용한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다. 각종 신분증을 비대면으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검증한다. 직접 통신 기술을 적용해 장애가 적다. 별도 장비나 인증서 교체 가 필요 없어 주민등록증부터 운전면허증, 등기부 등본 등 각종 신분증과 제출 서류 진위여부를 판별한다. 카카오뱅크도 해당 모듈을 사용 중이다.

옴니 독은 국내 최초의 종이가 필요 없는 민원증명서다. 실제 출력된 종이 민원 증명서와 동일한 문서 내용을 추출하고, 각종 조회와 민원 문서 발급을 대행해준다.

스타트업 원투씨엠(대표 한정균)과는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 관리프로그램을 만드는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 회사의 스마트스템프 '에코스템프'를 적용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향후 협력서비스를 확대한다. 에코스템프는 스마트폰 화면에 실제 도장 찍듯 접촉시키면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출석, 쿠폰 적립 등이 이뤄지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스타트업 관리프로그램에 적용해 KB금융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행사나 세미나에 어떤 기업이 참여했고, 지원했는지 한 번에 집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KB국민카드와 손잡고 해외 간편결제서비스 기업과 국내 카드를 연계하는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원투씨엠 IPO를 돕기 위해 주간사 계약을 검토한다. 직접 투자도 단행한다.

해빗팩토리가 보유한 선불폰 잔액 확인 서비스는 KB리브 캄보디아 앱에 적용했고., KB인베스트먼트는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캄보디아 지역민은 데이터사용량 확인을 위해 통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해빗팩토리 선불폰 잔액확인 서비스를 KB리브에 접목해 통화없이 앱 안에서 데이터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해빗팩토리 '시그널가계부' 핵심기능을 KB리브메이트 앱의 '소비매니저'에서 새롭게 구현하기도 했다.

해외파 스타트업 샌드버드(대표 김동신)는 KB글로벌 디지털 뱅크 내 메시징 솔루션과 국민은행 리브 똑똑 메시징 솔루션을 잇단 공급했다.

샌드버드는 세계에서 가장 확장성이 뛰어난 API로 게임 및 어느 앱과도 호환이 뛰어난 대화형 실시간 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미래채널그룹 관계자는 “엄청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글, 아마존 뱅크 탄생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KB금융은 혁신적인 핀테크 기술을 융합해 스타트업에게는 데스벨리를 넘어설 수 있는 사업 동력을 제공하고, KB도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디지털 채널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