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OTT, 유료방송 시장에 메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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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출시한 유료방송사업자가 툭 던진 말이지만 고민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유료방송 시장의 화두는 OTT다. 딜라이브 '딜라이브플러스'에 이어 KT스카이라이프 '텔레비', CJ헬로비전 '뷰잉'이 잇따라 출시됐다.

OTT 출시는 포화 상태인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넷플릭스 성공 신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으로 세계 OTT 1위 자리에 올랐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앉던 '본방 사수' 풍경은 옛말이 됐다. 혼족(혼자 사는 인구)이 급증했고, 혼자 미국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개인화된 TV 시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고, 미디어도 변화해야 한다. OTT는 새로운 시장으로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역설이지만 파격의 혁신 시도를 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유사한 현상이 떠오른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시중은행이 덩달아 신용대출 금리를 내리는 '메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 산업에 긴장을 불러일으켰고, 기존 상품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OTT 등장도 유료방송 시장에 메기 효과를 유발하길 기대한다. 기존 유료방송을 또 따른 플랫폼으로 공급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OTT에 접목, 기존 방송사업자가 제공하지 못한 서비스를 선보여야 승산이 있다.

단순한 출시 경쟁이 아닌 수준 높은 서비스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 OTT 성패는 공급자인 유료방송 사업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시청자가 결정한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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