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지원금이 안 오르는 3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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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말지원금이 오르지 않는 것을 두고 이동통신사 책임론이 이는 가운데 정작 근본 원인은 이통시장 자체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는데도 지원금이 오르지 않는 데에는 세 가지 근본 원인이 있다.

우선 선택약정할인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선택약정은 단말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달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지난달 15일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월 1만원 할인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2년 약정 시 24만원 할인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비싼 요금제를 택해도 공시지원금이 24만원을 넘는 것은 드물다. 최신 프리미엄폰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최신 휴대폰은 가입자의 80% 이상이 선택약정에 가입한다”면서 “지원금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소 일주일간 공시지원금을 유지해야 하고,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가입자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규정 탓에 이통사는 지원금 지급을 꺼리게 됐다.

마케팅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대신 유연하게 정책을 조절할 수 있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선호한다.

근본적으로는 이동통신 시장 포화를 들 수 있다. 지원금 지급은 이동통신 시장 성장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장이 성장을 멈추면 지원금도 쇠퇴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다. 지원금을 뿌려 봐야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 그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이통사가 단말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고 서비스 경쟁으로 넘어간 게 대표 사례다.

LG경제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성장기에는 지원금 효과가 크지만 포화기에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가입자 순증이 미미한 시장에서는 기존 가입자를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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