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집단상가 단 2곳이 서울시내 번호이동 30%를 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정재(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동통신 3사로부터 입수한 '집단상가 번호이동 현황' 자료를 분석,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상반기(1월~6월) 서울시 전체 번호이동 실적은 32만116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강변 테크노마트 2곳의 실적은 10만7100건으로, 서울 전체 번호이동 건수 33.4%를 차지했다.
2개 대형 집단상가에 입점한 판매점 수는 416개로 서울시내 전체 5034개 판매점의 8.2%에 불과했다. 8%에 불과한 집단상가가 30% 번호이동을 독식하는 배경에는 각종 불법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현장 조사를 통해 집단상가 유통점의 공시지원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이외에 최소 19만원에서 최대 55만원까지 불법보조금 지급을 확인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방문해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갤럭시노트8을 선택약정할인율 25%을 적용하고 6만5890원 요금제로 개통했다. 이통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의거, 선택약정 25% 할인율을 적용하면 공시지원금을 지급해선 안 되지만 지원금으로 19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3만원대 등 저가 요금제 가입 거부 사례도 확인했다. 이용자 신분증을 모았다가 이통사 리베이트가 높아질 때 개통하는 개인 정보 침해 사례도 파악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불법 지원금 지급과 신도림, 강변 집단상가 번호이동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6월까지 최소 200억원에서 최대 589억원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 의원은 13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이통사와 정부를 대상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불필요하게 단말기를 교체하도록 과소비를 조장하는 이통사에 대한 제재 조치와 동시에 집단상가의 불법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세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월부터 휴대폰 집단상가에 대한 사실 조사를 진행, 조만간 결과를 발표한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집단상가와 서울 전체 번호이동(MNP) 건수 비교(단위:건) (자료: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실)>
<2017년 6월말 기준 서울 내 집단상가와 판매점 수 비교(자료: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