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백승욱 루닛 대표, "4차 산업혁명 핵심은 AI…창업·연구·데이터 진흥해야"

11일 4차산업혁명위원회 첫 회의에서는 최연소 민간위원인 백승욱 루닛 대표가 세계 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하고, 기술 특징과 국내 산업 경쟁력을 분석했다. 정부가 창업, 연구, 데이터 세 분야를 중점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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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백 대표가 AI를 4차 산업혁명 핵심으로 지목한 것은 변화의 본질이 기술 융합에 있기 때문이다. AI 중심으로 기술이 융합될 것으로 봤다. AI 중심 기술 융합으로 지수적 발전을 이루는 것이 4차 산업혁명 본질이라고 정의했다.

1, 2차 산업혁명이 물리 도구 발전에 의한 것이라면 3, 4차 산업혁명은 지능 도구 발전에 의한 것이라고 구분했다. 3차 산업혁명 역시 인간의 지능을 모사한 컴퓨터에 의해 촉발됐지만 연역적 추론·계산에 한정됐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AI는 나머지 반쪽인 귀납 추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백 대표는 “인간처럼 여러 사례를 보며 종합·일반 개념을 추출해내는 기계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시발점에 선 것”이라면서 “사람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기계는 못 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얼굴 인식, 언어 번역 기술의 차이를 예로 들었다. 연역 추론에서는 눈, 코, 입 같은 얼굴 구성 요소를 따로 분석해 인식한다. 반면 AI의 귀납 추론은 수많은 얼굴 사진, 빅데이터로부터 전체 특징을 학습한다. 사람이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에 좀 더 가깝다. 번역 역시 문장 구성 요소를 주어, 동사 식으로 나눠 분석하던 것에서 수많은 언어의 짝을 학습(딥러닝)하는 식으로 바뀐다.

백 대표는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특징이 불확실성과 다원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제품은 계획적 설계나 성능 정량화가 어렵다. 방대한 데이터와 반복적 학습 경험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특정 대기업이 주도하기 어렵고, 다양한 개인·집단이 산업을 주도한다. 아마존이 패션디자인 AI를 개발하는 한편, 이스라엘 스타트업 '프로스페라'가 농업 AI 솔루션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막대한 자원을 갖고 설계,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학습 경험과 데이터 확보 능력”이라면서 “얼마나 많은 AI를 가르쳐 봤고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세계 AI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의 투자 수준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AI 기반 제품, 산업의 특징이 불확실한 만큼 도전적 창업,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개선하고, 추격형 연구개발(R&D)을 벗어난 근본 문제 중심의 R&D를 제안했다.

백 대표는 “다양한 시도가 중요한 만큼 정부가 새로운 시도, 창업을 많이 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현실화, 합리화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데이터가 풍부하게 흘러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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