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전문가는 국내 센서 산업이 열위인 이유를 열악한 연구개발(R&D) 환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한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데이터연구센터장은 “센서는 정확성과 신뢰성이 생명인데 다양한 필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이슈나 (건물이나 자동차에 센서를 부착할 때)불법 부착물, 건물주와 협의 등 복잡한 문제가 많아 센서 테스트를 할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에서는 리딩랩이라는 연구 환경을 조성, 센서 필드 테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국내 센서 기업 대부분이 영세, 실내나 실험실 안에서만 센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테스트 환경 조성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열위에 있는 센서 칩 개발에 매달리기보다 기존에 있는 센서를 응용한 혁신 아이디어로 창업 붐이 일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효덕 한국센서학회장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빠른 시간 안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면서 “현재는 대중화된 스크린골프 역시 첨단 센싱 기술이 바탕으로 작용한 것처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혁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예를 들어 골프채에 센서를 붙인 골프폼 교정 제품이나 온도·습도·기압 센서를 결합해 현재 내 위치의 날씨를 예측하는 일기예보 센서, 절대압 센서를 활용한 구조용 센서 등으로 이름을 붙여서 응용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 “같은 센서 칩을 쓰더라도 이를 결합해서 누가 먼저 창의 개발을 하느냐가 창업이 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센서 산업이 작고 영세한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센서를 연구하는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센서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영세 기업의 핵심 센서 개발에는 한계가 많다”면서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센서 혁명'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듯 센서의 중요성은 지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외산 센서 종속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센서 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서 육성할 수 있는 특단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