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화산의 분화 가능성이 커져 현지 재난 당국이 항공운항 경보 단계를 주황색으로 상향했다.
27일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에 따르면 26일 오후 아궁 화산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가 '노란색'에서 '주황색'으로 한 단계 격상됐다.
주황색 항공경보는 전체 4단계 중 적색 경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단계로 화산 분화 가능성이 크거나 이미 분화가 시작됐지만 분출되는 화산재가 많지 않을 때 발령된다.
PVMBG 당국자는 "아궁 화산의 주분화구를 통해 주로 수증기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연기 기둥이 정상에서 500m 높이까지 솟아 올라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항공기 운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산재 분출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으며 발리를 드나드는 항공편도 모두 정상운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산이 조만간 분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아궁 화산 주변 지역 주민들은 잇따라 안전지대로 대피 중이다.
발리 재난당국은 2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8만1천152명의 주민이 대피해 396개 임시대피소에 분산수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2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현재 상황은 1963년 분화 직전과 유사하다"면서 "지역 공동체의 대비 태세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으며 당시에는 인근 주민 1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