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유통 동맹시대, '쇼핑 허브'로 거듭나야

오늘날 소비자는 장마철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 어제의 만족이 내일의 만족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현재의 무관심이 내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과 미디어를 거쳐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개개인의 취향과 소비 패턴이 시간 흐름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유통은 이 같은 소비자들을 직면해야 하는 산업이다. 격렬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동맹'은 효율성이 가장 좋은 경영 전략이다. 같은 목적을 둔 파트너를 찾아 공동 전략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홀로 급변하는 생태계에서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저성장 시대에 투입 자원을 최소화하면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효율성을 최대화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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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철 이베이코리아 제휴사업실 총괄

'유통 얼라이언스'의 효과는 확실하다. 동종업체와 경쟁업체 간 긴밀한 동맹이 실제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비롯한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 사업자가 잇달아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도 현재 국내 주요 백화점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서로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데 뜻을 모았다. 수많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 곳이 계속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온라인 판로, 온라인 쇼핑은 한층 다양한 상품군을 각각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다. 백화점은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온라인 및 모바일 판로가 필요하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상품을 상시 판매할 수 있는 무대다.

G마켓 입장에서도 백화점과 합종연횡 전략은 상수다. 백화점이 보유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체 플랫폼에서 선보일 수 있어 한층 다양한 상품 구색을 선보일 수 있다. 대형 유통 기업을 입점 판매자로 확보하면서 브랜드 및 상품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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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를 통한 시너지는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 G마켓은 백화점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이후부터 관련 브랜드 및 상품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판매한 명품 화장품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37% 늘었다.

여성과 남성 브랜드 의류 판매량은 각각 20% 이상 성장했다. 신발, 가방 등 브랜드 잡화도 지난해 동기 대비 27% 더 판매됐다. G마켓은 이 같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발판으로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 아웃렛, 가전양판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과 전략 제휴한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제조사와 협업을 추진하는 것도 궤를 함께한다. 최근 주요 유통업체는 제조사와 손잡고 다양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소모성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 입맛에 맞춘 상품 차별화로 승부하는 전략이다.

유통업계의 동맹이 업체 간 경쟁을 배제하거나 최소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날로 똑똑해지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층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유통은 더 이상 승자 독식 구조의 생태계가 아니다. 이제는 경쟁자와 손을 잡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자가 지금보다 다양성을 담은 '쇼핑 허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주철 이베이코리아 제휴사업실 총괄 juclee@e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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