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7600억 대 롯데 4개 계열사 주식 매각…"경영권 포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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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주식 대부분을 매각한다고 12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정확한 매각 주식 거래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7600억원대로 추산된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롯데 지주 출범을 위한 이번 분할과 합병이 개별 주주들에게 이득이 없기 때문에 매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롯데쇼핑 8%, 롯데제과 4%, 롯데칠성음료 2.8%, 롯데푸드 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지주사 전환이 결의된)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4개 기업의 미래에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 기업이 합병해서는 안되며 롯데쇼핑은 중국시장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이번 매각 결정은 “단순히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 회사들의 분할과 합병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의 권리로 풋옵션(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 시점과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결정으로 동생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수세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롯데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정리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7500억원대의 현금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오히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이번 롯데그룹사 주식 매각은 경영권과 관련된 모든 사안과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약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롯데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주식 중 약 3%만 남겨둔 채 풋옵션을 행사해 그 규모는 약 76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 전 부회장이 주식을 전량 매각하지 않고 3% 정도 남겨둔 것은 주주총회 참석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매각 절차는 13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정확한 의도와 사실 관계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주주들의 풋옵션 행사를 대비해 관련 자금은 마련해 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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