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7]스마트홈 이제는 시장 대세...'연결성'이 전자업계 승부 가른다

글로벌 가전·IT 업체들이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7'에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핵심은 '연결성' 확보다. 집안 모든 가전은 따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처럼 상호 작용하도록 진화했다.

업체 간 '누가 더 많은 가전과 연결하느냐'가 핵심 화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주도했던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IoT 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글로벌 업체 추격이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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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은 디스플레이를 탑재, 안드로이드로 구동하는 스마트 냉장고를 IFA 2017에서 공개했다. 관람객이 하이얼 스마트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냉장고가 홈 IoT 플랫폼'

중국 가전업체는 IFA 2017에서 스마트 냉장고를 중심으로 한 홈 IoT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냉장고가 다른 가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얼은 스마트 냉장고 앞면에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을 탑재,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로 구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으로, LG전자가 웹OS와 윈도10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인 데 이어 중국 업체가 안드로이드를 채택, 스마트 냉장고를 둘러싼 OS 전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이얼이 개발한 스마트 냉장고는 화면으로 조리법이나 식품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븐, 인덕션 등 다른 주방 가전제품과 연결, 냉장고에서 다른 제품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오븐이나 인덕션 온도를 조절하고 레인지후드 바람 세기도 제어할 수 있다. IFA 현장을 찾는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스마트 냉장고 만듦새가 훨씬 뛰어나졌다”면서 “더 이상 중국 가전이라고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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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가 개발한 스마트 냉장고.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냉장고와 연결된 오븐, 에어컨, 세탁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하이센스는 하이얼 냉장고보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줄였지만 연결성은 확장했다. 주방을 벗어나 집안 모든 가전 제품을 냉장고에서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 화면에서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거나 세탁기 전원을 켤 수 있다. 집안 내 CCTV 카메라와 연결하면 화면에서 집 내·외부 상황을 점검한다.

창홍 AI센터에서는 스마트 TV로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CCTV와 연결한 스마트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창홍은 홈 IoT 영역을 집 밖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택배 회사 '순풍택배(SF Express)'와 제휴, 스마트 TV로 상품을 주문하면 집안까지 바로 배달하는 유통망을 구축했다. 아마존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생태계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창홍 관계자는 “유통과 스마트홈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서플라이체인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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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스마트홈 구현 모습.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스마트홈 환경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홈 '동맹' 대동한 보쉬-지멘스, 모바일 생태계 구축한 밀레

유럽 대표 가전업체인 보쉬-지멘스, 밀레는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집중했다. 보쉬는 스마트홈 연결성 확보를 위해 26개 업체와 '동맹'을 자랑했다. 주방 가전 분야에서는 심플리요미, 드롭, 마이테이스트 등 업체가, 쇼핑 분야에서는 아보카도, 아마존플레시, 브링마이스터 등이 참여한다. 스마트홈 통합 솔루션에는 마젠타스마트홈, SMA, 아이하우스, 디지털스톰 등이 합류했고, 혁신 제어 솔루션에는 아마존 알렉사 피니시, IFTTT 등이 참여해 대규모 생태계를 조성했다. 지멘스도 11개 파트너사와 함께 스마트홈 전선 구축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주방 가전의 핵심 플랫폼으로 로봇 '마이키'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보쉬-지멘스의 특징이다. 마이키는 '내 주방의 요정(My Kitchen Elf)'이란 뜻으로 음성으로 질문을 하면 날씨, 시간 등 간단한 정보를 알려준다. 오븐이나 식기세척기 등 주방 가전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면에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면에 다양한 콘텐츠 화면을 쏴 준다. 레시피나 주방 가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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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지멘스의 주방가전 플랫폼 로봇.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해 음성 인식 뿐 아니라 다양한 조리법과 주방 가전 정보를 제공한다. 후면에 탑재한 프로젝터로 빛을 비춰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밀레는 모바일 중심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했다. 사용자가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홈 IoT 핵심 플랫폼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IFA 2017에서 공개한 '밀레@모바일앱'은 주방 가전뿐만 아니라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 전반을 제어할 수 있다.

콘텐츠도 풍부하다. 앱 요리 부분에서는 총 1100가지 조리법과 120가지 조리 영상을 담았다. 만들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밀레 조리법을 검색해 편하게 조리 과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음성으로 조리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옷감에 따라 다양한 세탁법을 선택해 세탁기나 의류 건조기를 제어하는 기술도 담았다.

보쉬-지멘스와 밀레 모두 아마존 알렉사를 기본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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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이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현재 시제품 개발 단계로 기계학습을 통한 인공지능 성능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홈 넘어 스마트 시티까지 노리는 파나소닉

파나소닉은 방대한 IoT 포트폴리오를 자랑했다. 생활가전을 제외한 스마트 TV, 홈 시큐리티(보안), 자동차 충전, 가로등까지 스마트홈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까지 IoT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집안 가전 제어는 TV가 담당한다. 알렉사 스피커와 연동해 TV 중심 스마트홈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TV 앞에서 음성으로 불을 켜거나 다른 가전을 제어한다. CCTV, 콘센트, 경보기 등 센서를 탑재한 IoT 기기를 직접 개발한 것도 눈에 띄었다. 파나소닉은 독자 개발한 기술로 전력 효율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적극 홍보했다.

스마트 시티 시장에 도전하는 파나소닉의 핵심 무기는 '전기차와 가로등을 위한 스마트 플랫폼'이다.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는 파나소닉은 가로등을 이용한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IFA 현장에서 선보였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정보를 공유해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가로등이 20~50m 간격으로 세워져있다는 점에서 착안, 전력과 정보 접근 '거점(포인트)'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파나소닉은 차세대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도전장을 내민 AI 로봇도 공개했다. 구 형태 로봇은 굴러다니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한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기계학습으로 AI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아직 시제품 단계로 향후 양산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글로벌 업체별 스마트홈 전략 비교

[IFA 2017]스마트홈 이제는 시장 대세...'연결성'이 전자업계 승부 가른다

베를린(독일)=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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