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엔소프트, HD맵 설계…내년 2월 평창올림픽 기간에 첫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운행할 자율주행자동차에 국내 최초로 오차 범위 10㎝ 이하 고정밀 3차원(3D) 지도(이하 HD맵)가 사용된다. HD맵은 서울에서 평창 올림픽 주경기장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인식, 오차 범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차보다 더욱 정교하고 안전한 주행 지원이 특징이다.
8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년 2월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운행할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초고정밀 HD맵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데이터 수집을 마치고 자율주행차 주행 보조를 위한 시스템까지 완성한다.
현대엠엔소프트가 구축하는 HD맵은 차로 형상(위치), 노면 마크, 폭, 곡률, 경사 정보, 신호등, 표지판 등 실제 차로 환경 수준의 맵 정보를 포함하는 자율주행용 고정밀 3D 맵이다. 서울에서 평창을 오가는 자율 주행 셔틀과 주경기장 주변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에 처음 적용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현재 고정밀 레이더와 라이다(LiDAR)를 장착한 지도 데이터 수집 차량으로 고속도로 및 국도 3D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 차량은 초당 수십만 가닥의 레이저 빛을 쏴서 지형 정보를 수집한다. 디지털카메라 4대가 초당 200번씩 360도 회전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관성측정장치(IMU)가 측정한 경사도를 합성해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도로 굴곡이나 고저까지 볼 수 있는 입체 지도가 완성된다.
HD맵 정확도는 고정밀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이 적용돼 기존의 20~30m에 이르던 오차 범위를 10㎝ 이내로 대폭 줄였다. 정밀도를 대폭 높여서 자율 주차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지도 서비스 수준을 차로 단위까지 높여서 정밀한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이는 히어(HERE), 톰톰(TomTom) 등 글로벌 지도 서비스 업체가 내놓은 최신 기술과 동일한 수준이다. 클라우딩 서비스와 연동,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상황에 맞는 주행 경로 제공까지 가능하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고화질 전자지도, 위치기반서비스(LBS),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많은 투자를 했다”면서 “올해 초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2017 CES'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 전용 HD맵 기술을 발전시켜서 현재 정부와 현대차그룹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맞는 HD맵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창은 강원도 특성상 언덕길과 내리막길이 많고, 도로 대부분이 곡선으로 이뤄져 있어 자율주행차 운행 조건이 까다롭다. 올림픽 기간에는 겨울철로 눈이 많이 내린다. 눈은 빛을 분산시켜서 자율 주행 센서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기존의 센서 기반 자율 주행 기술만으로는 안전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율 주행은 고속도로 같이 잘 닦인 도로에서도 구현하기 어렵다. 겨울철 강원도 도로에서는 기술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야 한다”면서 “HD맵은 도로의 입체 정보와 정확한 데이터를 담고 있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자율주행 센서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현대차는 평창올림픽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EV) 기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버스를 이용한 자율 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자율 주행 연구 수준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의 '레벨4'에 해당한다. 레벨4는 운전자가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시스템이 정해진 조건 내 모든 상황에서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주행 수준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