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집값과의 전쟁 중…강력 규제에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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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열기는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는 금리인상이나 조세 정책을 꺼내 들고 시장을 압박했지만 부동산 시장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재벌기업 숨통을 쥐락펴락하던 중국 정부도 부동산 가격만큼은 쉽게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달 멜버른과 시드니 등 호주 대도시 집값은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멜버른의 전월 대비 7월 집값 상승률 예비치는 3%, 시드니는 1.4%로 집계됐다.

호주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끌어올렸고 시드니가 자리한 뉴사우스웨일스주(州)는 이달 초부터 외국인 주택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특별부가세의 세율을 4%에서 8%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잠시 주춤하는 듯하던 대도시 집값은 뉴사우스웨일스의 규제 내용이 발표된 지난달부터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드니와 멜버른의 6월 집값이 각각 2.2%, 2.7% 오른 것이다.

2016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년 사이에 멜버른 집값은 13.7% 뛰었으며, 시드니도 12.2% 상승했다.

캐나다는 6개 대도시의 6월 단독주택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2.7% 상승했다.

특히 토론토 단독주택 가격지수가 3.7% 올랐고 퀘벡시티와 밴쿠버도 각각 3.7%, 2.5%씩 뛰어올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지난해 가을 대출기준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여파는 오래 가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가파르게 오르던 대도시가 주춤하는 대신 중소도시로 부동산 열기가 옮겨 붙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중국 70개 도시 가운데 60곳의 집값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 이는 5월 상승 도시 수인 56곳보다 늘어난 것이다.

대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의 집값이 각각 0.4%, 0.2%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안후이성 벙부 등 지방 소도시의 집값은 오히려 2%가량 올랐다. 지난달 중국 신규주택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26% 급증해 약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사상 최고 수준의 규제정책을 내놓았지만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상하이에서는 상업용 오피스텔로 분양됐지만 편법적으로 주거용으로 쓰이는 부동산에 대해 주거기능 철거 조처를 내렸다가 수천 명이 시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