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만에 국회 통과한 '추경'...공무원 증원, 미래부 예산 등 삭감은 못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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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이어 추경안의 국회 통과로 조직 정비와 핵심과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여야 추경안 협의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예산이 평균보다 높은 비율로 삭감된 것은 오점으로 남았다.

국회는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으로 가결했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난달 7일 이후 45일만이다. 여야는 '공무원 증원' 예산을 두고 장기간 대치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표결 직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퇴장하며 정족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등 막판 진통을 겪었다.

문 대통령이 국정 최대 과제로 꼽은 일자리 관련 예산은 일부 삭감됐다. 국회 문턱을 넘은 추경안은 정부안 11조1869억원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1536억원 가량 감액한 11조333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중앙직 공무원 증원' 예산은 추경안에 담긴 80억원을 삭감하는 대신 예비비 500억원에서 지출하기로 했다. 공무원 증원 규모도 애초 1만2000명에서 '중앙직 필수 인력' 2575명으로 축소했다.

△대도시 파출소·지구대 순찰인력 1104명 △군부사관 652명 △ 인천공항 2단계 개항 인력 조기채용 537명 △ 근로감독관 200명 △ 동절기 조류 인플루엔자(AI) 관리·예방 인원 82명 등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예산은 정부가 제출한 364억5700만원에서 40%가까이 줄어든 225억8800만 원으로 정해졌다. 개인기초연구 등 주요 R&D 사업 예산이 반토막 났다. 사물인터넷(IoT)과 신산업육성 선도(공공서비스) 분야 역시 규제프리존 법안 처리와 연계하기로 하면서 전액(30억원) 삭감됐다.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더 늦기 전에 추경안을 처리해 국정 운영을 위한 추동력을 확보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행정·재정적 토대와 여건을 마련했다.

여야 협상과정에서 여소야대 정국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자증세 등 정부 개혁 과제가 줄줄이 남은 상황에서 국회가 국정 운영의 열쇠를 쥐고 있음이 확인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안전·복지·교육 등 국민 모두를 위한 민생서비스 향상을 위해 꼭 필요했던 현장 중심의 인력 충원 예산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좋은 일자리를 늘려 국민의 고단한 삶을 해결하고자 했던 추경안이 더 늦기 전에 통과돼 다행스럽다”고 평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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