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G20 정상회의에서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대한 이견을 고수하면서 세계 유력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G20 회원국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에 주목한다”면서 “나머지 회원국 정상은 파리협정이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나머지 회원국 간 견해차가 재확인된 것이다.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지난 달 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하며 파리협정을 탈퇴했고, G20 정상회의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국제빈민구호단체 옥스팜 관계자를 인용해 “다른 19명 정상 파리협정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확고히 지켰지만,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기 위한 완고한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시키고 과거에 매여있게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G20 공동성멸 발포 직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미국의 결정에 당황했던 뒷얘기도 소개했다. 메이 총리는 미국에 파리협정 탈퇴 재고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에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을 두고 “미국이 논란 여지가 있는 언급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세계 정상이 기후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만 빼고”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과 다른 나라의 극명한 분리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의장국 수장으로 활약했다.
신문은 “독일은 파리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다른 19개국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매우 어려운 협상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