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기술탈취 불공정행위 전방위 조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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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2차 하도급 이하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다. 이를 토대로 종합 개선책을 마련, 중소기업 제품·기술이 제값을 받는 환경을 조성한다. 일자리 품질을 높여 소득 주도 성장으로 끌어낸다는 계산이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확정할 국정 과제에 '기술 유용 금지'와 '납품 단가 공정화'를 포함시킨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막겠다는 의미다.

두 과제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국정 과제인 '일자리'에서 공정위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부(가칭) 등 실물 경제 부처가 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공정위는 '일자리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당 영역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김 위원장의 고민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 단가 공정화는 '제도 개선'과 '조사·제재' 양 축으로 추진된다. 공정위의 조사·제재는 2차 하도급 이하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대기업과 1차 하도급 업체 간 거래보다 재하청에 의한 2·3차 하도급 거래 때 발생하는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최저 임금 등 노무비 변동 시 하도급 업체의 납품 단가 조정 요구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를 때만 단가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와 관련해서도 종합 개선책을 마련한다. 하도급법으로 기술 유용을 금지한 이래 7년 동안 공정위의 제재 건수는 5건에 불과했다. 현행 체계로는 적발률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다.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가를 지불하는 등 회유에 나서기 때문에 조사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법에서 기술 유용 금지 대상으로 인정하는 기술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 유용 문제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술 유용 혐의를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고 토로했다.

'기술 유용 금지'와 '납품 단가 공정화'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품질 제고로 이어지고, 새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인 소득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정위원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성장 뒷받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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