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을 넘어선지 정확히 50일만에 장중 2400선을 돌파했다. 정보기술(IT)·금융주를 선두로 국내 지수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IT주 강세와 증시 호조로 급등한 은행, 증권 등 금융업종 강세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시가총액 증가분이 코스피 시가총액 3분의 1을 차지했다. 대형 IT주 상승에 코스닥 반도체 관련 업체 주가도 동반 상승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0일 이후 정확히 50일만에 장중 2400선을 돌파했다. 이날 2396.81로 개장한 코스피는 개장 1분 만에 기존 장중 최고치(2397.14)를 경신했고 곧이어 24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0일 처음으로 장중 2300선을 돌파했다. 50일만에 지수가 2400을 돌파하는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1475조8109억원에서 1551조8937억원으로 약 76조원이 늘었다.
5월 중순 이후 이어진 상승장은 IT와 금융주가 견인했다. 50일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전기전자 업종과 금융업종 시가총액은 각각 14조원, 18조원 늘었다. 전체 시가총액 증가분의 각각 18%, 23%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2300에서 2400을 돌파한 50일 동안 코스피 전기전자 지수와 금융업 지수는 코스피 지수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코스피 지수가 5.53% 상승하는 동안 전기전자 지수는 8.41%, 금융업 지수는 7.66% 올랐다. 특히 코스피 증권과 은행 지수는 18.46%, 15.82% 상승했다.
종목별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우량 기업을 선별해 구성한 KRX지수 상승폭은 더욱 컸다. IT하드웨어 우량 기업만 선별한 KRX IT하드웨어 지수는 같은 기간 17.44% 상승했다. KRX반도체 지수도 13.36% 올랐다. 증권업종을 대표하는 KRX증권지수는 같은 기간 20.78% 상승했다.
이같은 IT업종 중심의 상승세는 시총 1·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KRX IT하드웨어지수는 삼성전자가, KRX 반도체지수는 SK하이닉스가 지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 243조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 증가분은 각각 60조원, 17조원에 이른다.
의약품 및 의료정밀 분야도 덩달아 상승세다. 코스피 의약품과 의료정밀 지수는 50일간 각각 24.06%, 22.16%가 올랐다. 의약품 업종 대표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 기간 18만원에서 29만7000원으로 10만원 이상 급등했다.
대형 IT주 상승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중소형 IT 관련주로 주가 상승세가 옮아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코스닥 반도체지수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 랠리를 달리던 50일간 9.59% 상승했다. 코스닥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상승세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94% 상승에 그쳤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도주라고 하면 시장 밸류에이션을 넘어가는 것이 맞는데, 주도주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코스피는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되는 면이 있어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최고 2585까지 상승을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목표는 2600P로 이르면 9~10월경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름에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던 경기, 유동성, 기업 실적 개선 추세에 이상징후가 없다”며 “IT와 금융을 중심으로 한 기존 주도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1P(0.55%) 오른 2395.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391.95)를 새로 썼다. 기관이 204억원, 외국인이 100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662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증권(4.16%), 은행(2.5%), 의약품(2.49%), 건설업(2.31%), 금융업(2.04%) 등이 상승했다.
<상위 10개 주요 업종별 지수 등락률, 자료: 한국거래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