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4위였던 르노·닛산그룹이 미쓰비시자동차 인수 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중국·한국 등 주력 시장에서 부진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5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시장분석업체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manic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은 폭스바겐(253만대), 토요타(234만대), 르노·닛산그룹(233만대), 제너럴모터스(225만대), 현대·기아차(175만대), 포드(153만대) 순으로 나타났다.
르노·닛산그룹은 지난해 996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 4위에 올랐다. 지난해 미쓰비시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1위를 노리겠다고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밝힌 바 있다. 르노·닛산그룹은 올해 1분기 10%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 제너럴모터스(GM)를 꺾고 3위에 올랐다.
자토 다이나믹스는 르노·닛산그룹이 올해 폭스바겐, 토요타를 뛰어 넘어 글로벌 시장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폭스바겐그룹과 판매량이 20만대가량 차이 나지만, 연말까지 현 추세를 유지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에 그쳤다.
또 르노·닛산그룹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라인업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강점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SUV 시장에서 르노·닛산은 12%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또 닛산 '리프', 르노 '조에' 등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고, 올해 말에는 리프 2세대 모델까지 출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 5위 자리를 위협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5위에 오른 후 지난해까지 줄곳 5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 1분기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총 174만7932대에 그쳤다. 6위 포드는 1분기 판매량 153만2826대를 기록하며 21만5000여대 차로 추격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라 지난 3월 이후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사드 문제가 제기된 3월 이후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판매 감소율은 3월 52.2%, 4월 65.1%, 5월 65.1%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내수 129만8000대, 해외 705만2000대 등 총 82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5월까지 목표 달성률은 84.7%에 불과해 연말까지 700만대 이상 판매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수시장은 '그랜저IG'를 제외하고 판매 성장세를 보이는 모델이 없다. 4도어 쿠페 '스팅어', 소형 SUV '코나' '스토닉' 등 신차 출시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사드보복과 구매세 제한이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올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코나, 스토닉은 글로벌 SUV 전략 차량으로 내수와 해외시장에서 부진을 극복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