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교섭본부 설치…소방청·해양경찰청 독립
문재인 정부가 첫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됐던 통상 업무를 외교부로 이관하지 않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그대로 업무를 수행한다. 또 산업부 내에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고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시킨다. 대외직명은 '통상장관'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이 같이 확정했다.
정부조직개편 안에 따르면 기존 17부 5처 16청 5실로 구성된 정부조직은 18부 5처 17청 4실 체제로 개편된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국회 브리핑에서 “국내외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고 국정 안정을 위해서 정부조직개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역과 통상 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는 통상교섭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무역정책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상교섭본부장 직급은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대외적으로 'Minister'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장관에 준하는 역할과 책임이 주어진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청을 승격시킨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해 경제구조의 상생 발전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정책 강화를 위해 산업부의 산업인력 양성, 지역산업 육성, 기업협력 업무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업지원 기능, 금융위원회의 기술보증기금 관리 기능을 중소기업부로 이관한다. 중소기업부가 중기·벤처·소상공인 보호와 육성에 정책 역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기청의 중견기업 정책 기능은 산업부로 이관한다.
또 과학기술 혁신 컨트롤타워 강화를 위해 국가 과학기술 정책 자문·조정 기구를 헌법상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로 통합한다. 이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심의회와 과학기술전략회의는 폐지된다.
미래부에는 현 1·2차관과 별도로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한다. 본부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중요 정책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소방·해양경비 기능을 분리해 행정안전부 산하 소방청,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경찰청을 각각 신설하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소방·해경청을 제외한 국민안전처 기능을 통합한 행정안전부로 개편한다. 산하에 차관급인 재난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한다.
국가보훈처는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 위상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대통령 경호실은 경호처로 변경하고, 경호처장의 직급은 차관급으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김 의장은 “이번 개편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국민 안전과 자연 생태계 보전, 사회 변화에 따른 기관 위상 조정에 초점을 뒀다”며 “신속하게 국가 현안을 풀기 위해 정부조직개편을 하루빨리 확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안은 의원입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 발표한 내용이 최종안으로, 6월 국회에서 개편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여야간 크게 이견이 없는 만큼 야당도 적극 협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