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사에 담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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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5 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된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처음 맞는 5 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다시 울리는만큼, 그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도 뜨겁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임을 위한 행진곡’은 5 18 광주 민주화 운동 중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윤상원과 노동현장에서 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다.
 
소설가 황석영이 사회운동가 백기완의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해 가사를 썼고, 김종률 등 광주지역 노래패 15명이 작곡했다. ‘묏비나리’는 1979년 YWCA위장결혼식 사건의 주모자로 수감된 백 소장이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쓴 15장의 장편 시다.
 
이 시는 고문 후유증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백 소장의 후배들이 라면 봉지에 써가며 밖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5월의 광주를 대표하는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고인이 된 두 남녀가 저승으로 가면서 ‘산 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노래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등의 가사는 온 몸을 바쳤던 치열한 투쟁과 엄청난 죽음으로 귀결된 비극적 패배의 절망을 담고 있다.
 
또한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는 이러한 비극적 죽음과 절망을 딛고 나아가는 비장한 의지와 용기, 결단을 표현하고 있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