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업무를 본격 시작하면서 세종시 관가도 새 정부에 맞춰 체제 정비에 들어갔다. 각 부처는 업무보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관 인사와 조직 개편 논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종 관가는 전반으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부처는 전 정권 흔적 지우기에도 발빠르게 나섰다.
1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각 부처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업무보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거 이튿날 곧바로 대통령 업무가 시작된 데다 정권인수위원회가 없는 현 정부 특성상 각 부처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업무보고 시기나 형태도 아직은 명확한 지시가 없는 상황이다. 인수위 역할을 할 대통령 직속 위원회나 청와대를 상대로 한 업무보고 등 여러 형태가 예상된다.
한 부처 관계자는 “아직 부처별 업무보고 형태와 방식은 물론 주제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대통령 공약을 중심으로 업무보고 준비는 거의 완료했지만 최종 지시에 맞춰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각종 보도와 동향 모니터링 요원을 늘리며 업무보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4대강 녹조 문제, 규제 완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7대 신산업 육성 등 기존에 주력해 온 정책 관련 이슈를 선점하고, 정치권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부분의 실장급 고위 공무원들은 서울에서 대기하면서 주요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환경부는 시급한 현안인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고,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 설치 등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나타낸 바 있어 구체적인 실행 계획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세종 관가의 최대 관심사는 차관 인사다. 황교안 총리가 문 대통령과 오찬에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장관들을 포함한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관 인선에 앞서 차관급 인사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직 차관들은 언제든 떠날 준비를 마친 가운데 일부는 이미 짐을 싸거나 이임 인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세종 부처 관계자는 “부분이든 전면이든 새 정부의 첫 장관 인선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관 인사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면서 “신임 차관이 임명되는 대로 현직 차관들은 곧바로 이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조직 개편의 향방도 주요 관심사다. 세종 부처 가운데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부처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육부가 꼽힌다. 문 대통령 핵심 공약인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에 따라 업무 조정이 불가피한 산업부는 대응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위원회가 신설되더라도 소규모의 대통령 직속기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청와대 결정이 나는 대로 준비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위원회가 설치되면 사무국이 서울에 설치될 것으로 보고 담당자를 파견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부 부처들은 전 정권 흔적 지우기에도 나섰다. 창조경제, 문화융성 등 이전 정부의 국정지표 등을 사무실과 홈페이지 등에서 걷어내는 작업이 속속 이뤄졌다.
<세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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