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설립한 창업 맞춤형 교육과정인 `K스쿨`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두 번째 학기를 맞으면서 일반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스쿨 주된 설립 목적은 `창업`이지만 교육은 `융합`에 맞춰져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밀려오면서 인공지능에 맞설 인간의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방식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K스쿨의 융합교육 대표 주자인 강남우 교수는 `융합 캡스톤 디자인` 수업으로 수강생의 소통 능력을 길러내고 있다. 융합 캡스톤 디자인 수업에서는 10명의 타학과 교수가 수업에 함께 참여해 공학, 기계공학, 경영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을 융합시킨다. 학생들은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내고 교수 지도를 받아 프로토타입, 시제품까지 제작한다.
강 교수는 “학과 통합뿐만 아니라 학교와 산업간 융합이 이뤄지는데, 모든 프로젝트가 기업에서 의뢰한 실전 문제”라면서 “한 팀을 꾸리면 조교, 교수, 기업 파트너가 붙어 심도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 영역에 어떻게 하면 융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실질적 방법론을 가르친다”면서 “프로젝트 결과물이 일부 특허 출원을 했고 사업화도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A라는 기술이 있는데 현재까지 자동차에만 활용했다. `이 기술을 엔터테인먼트엔 활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화두를 던지고 새로운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해 나가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유연한 사고`와 `소통능력`이다. 강 교수는 “학생이 혼자 하는 일은 잘하지만 다른 전공 학생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그동안은 아는 지식에 국한돼서 문제를 해결했지만 융합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문제 자체가 `융합`이다 보니 혼자 힘으로 풀 수가 없고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끊임없는 소통 끝에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도 언급했다. 강 교수는 “학생에게 자유롭게 생각하라고 말하면서 막연한 자유를 준다고 창의성이 발현되는 게 아니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창의성이 커진다”면서 “`실행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이라고 배운 것을 활용해보는 균형을 찾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융합 시대에는 한 학문을 깊숙이 파는 것도 좋지만 넓게 둘러볼 줄 아는 시스템적 사고를 해야 한다”면서 “각각의 좁은 영역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전체를 보는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기술경영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현대자동차 상용차개발센터에서 일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대학 디자인 사이언스 박사 과정 후 지난해 9월 KAIST에 부임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