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구조조정에 대규모 손실...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이자로 순익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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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이 30% 넘게 줄었다. 가계부채 증가, 조선·해운업 부실 등 한국경제의 각종 위험이 금융권 실적에 반영됐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지난해 2조원이 넘는 대손비용을 떠안았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다.

시중은행은 순익이 늘었지만 대부분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이자 이익이다.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은 외려 1조원 넘게 줄었다. 카드사도 연체 우려에 대손비용을 늘리면서 지난해 수익이 줄었다.

6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은행의 2016년 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대순준비금 전입 전)은 3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1.8% 감소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이 2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2.5% 증가한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6.28% 증가했다.

국책은행과 일반은행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국책은행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불똥이 크게 튀었다. 일반은행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이익 덕을 톡톡히 봤다.

실제 은행 이자이익은 34조5000억원으로 전년(33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1.58%에서 0.3%P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증가하면서 이익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은행권 전체 이자수익 자산 규모는 19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조9000억원이 늘었다. 1300조원이 넘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된 원인이다.

반면 수수료, 유가증권, 외환파생상품 등 비이자 관련 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이나 급감했다. 가계부채 대출채권 이자 이익이 사실상 국내은행의 주 수익원인 셈이다.

카드사 실적에서도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드러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순이익은 1조8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9%가 줄었다.

이자 이익(2972억원)과 수수료 이익(3156억원)이 모두 증가했고 조달비용도 크게 줄였지만 마케팅 비용과 대손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1127억원 줄었던 대손비용은 지난해 2816억원 증가했다.

업계는 금리 인상 우려와 급증하는 가계신용대출 증가가 소비 둔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 걱정해야 할 부분은 이자부담과 원금 상환 부담”이라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올해 가계부담은 작년보다 약 8조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단위: 조원, %), *대손준비금 전입 전 금액>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단위: 조원, %), *대손준비금 전입 전 금액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