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 전송장비 업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도시철도(메트로) 전송망 사업을 외국계 기업에 내주면서 핵심 수익원을 잃었다는 평가다.
메트로 전송망이 외국산에 유리한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수익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전송장비 제조업체가 지난해 예상 매출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텔레필드는 지난해 초 700억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잡았지만, 실제 500억원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넷은 전년대비 12.5%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전송장비업계 관계자는 “영업 환경 불황에 따라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당초 예상했던 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전송장비 업계 매출 감소는 메트로 전송망 시장 영향이 컸다. 국산 전송장비가 주를 이뤘던 메트로 전송망을 외국계 기업에 넘겨줬기 때문이다.
기존 메트로 전송망은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MSPP`나 `MPLS-TP`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공항철도가 노키아(알카텔루슨트), 화웨이, 시스코 등 외국계 기업만 생산할 수 있는 `IP-MPLS` 장비를 도입하면서 외산에 시장 문을 열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전송설비 개량사업을 위해 `IP-MPLS`를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트로망은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과 판로 지원에 따라 국산 장비를 주로 도입했지만 최근 IP 서비스 고도화와 철도통합무선망(LTE-R) 연동 관련 외산 장비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등 다른 메트로 망에서도 IP-MPLS 도입을 검토 중이라 국산 전송 장비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LTE-R과 연동하기 쉽다는 점을 앞세워 IP-MPLS 마케팅을 강화하는 외국계 기업도 위협 요인이다.
통신사의 전송망 시장도 설비 투자 감소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사업 규모가 가장 큰 핵심 장비(코어) 시장은 여전히 외산이 지키고 있어 진입이 힘들다.
국내 전송장비 업체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차세대 전송장비 개발 등 연구개발(R&D)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여력이 많지 않다”면서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으면 수익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