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적극적인 불신 해소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수익성 악화까지 감수하면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품질 논란 초기에 교환이나 교체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파워트레인 계열 불량이 생긴 자동차는 유례없이 신차로 교환해주는가 하면 그랜저 시트 불량 문제에 대해서는 출고 6개월 내 문제가 발생하는 전 차종의 시트를 교체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런 조치는 이전 현대차 대응과는 사뭇 다르다. 신차에 대한 불량을 인정해도 부품 교환이 아닌 차량 자체를 바꿔주는 것은 거의 없었다.
현대차가 신차에 대한 불량을 인정하고 부품 교환이 아닌 차량 자체를 바꿔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품교환, 무상수리, 서비스패키지 제공 등으로 합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주름이 지는 문제가 불거진 그랜저 시트 문제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동호회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전 차종 모든 시트로 보증수리를 확대한다고 공식블로그 공지사항을 통해 알렸다.
현대차는 “그랜저IG뿐 아니라, 차종을 불문하고 출시 6개월 이내 신차의 시트에 문제가 생기면 모두 교환해주겠다”고 했다.
소비자 불만을 보다 빨리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빠르게 대처한 사례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현대차가 국내 내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나타난 조치다. 현대기아차 국내 점유율은 한 때 80%를 육박하기도 했으나 최근 경쟁차 브랜드 인기로 60% 수성도 어려운 처지다. 내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고객 의견을 듣고 빠른 대처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실과 마케팅실 기능을 통합 재편한 `영업전략실`을 신설한 것도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환경부의 경유차 결함확인 검사에서 투싼과 스포티지가 배출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일 “환경부 조사 결과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고객들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환경부 조사 결과를 통보 받는 대로 법규에 따라 45일 이내에 결함 원인 분석과 개선방안을 마련해 환경부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불거지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사상 최대 규모 리콜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에 판매된 차량은 20만6000대다. 원인에 따라 리콜 대상이 결정된다. 배출기준 초과 원인은 입자상물질 저감장치인 매연포집필터(DPF)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의 노후화나 제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부품 가격이 100만원에 달하는 DPF 문제일 경우에는 부담은 최대 천억원대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문제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적극적인 대응이 나타날 것인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