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국제광산업전시회가 2년 연속 예산 확보에 실패,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광주시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열리지 못한 데 이어 올해는 다른 전시회에 공동관을 구성해 참여하는 형태로 대폭 축소돼 열린다.
한국광산업진흥회(회장 이재형)는 오는 6월 27~2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15회 국제LED&OLED 엑스포`에 공동관 형태의 `포토닉스 엑스포 존`을 마련, `국제광산업전시회`를 축소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광산업진흥회는 이를 위해 광통신, 광정밀기기, 광소재, 광학기기 등 광 산업 관련 기업 대상으로 `포토닉스 엑스포 존` 참가 업체 모집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광융합산업 포럼과 수출상담회도 함께 열린다.
2005년 출범해 광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한 국제광산업전시회는 지난해 광주시가 예산 지원을 중단, 열리지 못했다. 인사 문제로 불거진 시와 진흥회 간 갈등이 원인이었다.
시가 뒤늦게 예산 일부를 지원, `광산업 유망기술·제품 로드쇼`와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열기는 했지만 이미 글로벌 전시회라는 위상은 사라진 뒤였다. 동네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진흥회는 올해도 시가 예산을 지원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타 전시회와 병행 개최하는 방안을 택했다. 광주에서는 지난해처럼 `광산업 유망기술·제품 로드쇼`와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진행한다.
진흥회 측은 “전시회 명맥을 잇고 업체에 마케팅 마당을 제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면서 “개최 장소는 아예 수도권으로 옮기는 방안, 격년으로 수도권과 광주를 오가며 개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산업 기업들은 이 같은 진흥회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조금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광통신 부품업체 A대표는 “수도권에서 개최하면 해외 바이어와 참가 업체가 늘어 만족도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응용 제품 개발업체 B대표는 “광주를 `광산업 메카`로 만들던 전시회가 사소한 갈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위기에 처한 광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