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車 대거 조기등판...`내수부진 돌파특명`

현대자동차가 올해 선보일 주요 신차를 일제히 조기 등판시킨다.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공격적 신제품 출시 전략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쏘나타·그랜저하이브리드·제네시스G70 등 핵심 신차들을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출시키로 하고 내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랜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현대차가 신차 효과를 다른 차급에서도 이어가기 위해서다. 올해 판매량 증가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신차를 출시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당장 다음달에는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 등 중형 세단의 파죽지세를 꺾기 위해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쏘나타는 여전히 중형 세단 1위 자리에 있으나 할인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달에는 5000~6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SM6와 신형 말리부 출시 전인 2015년에는 매달 8000~1만2000대에 달하는 판매량을 자랑하는 차량이었다. 안전과 편의사양까지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금 판매량 회복에 도전한다.

이어 친환경차 아이오닉 플랫폼을 완성할 아이오닉 PHEV도 내놓는다. 쉐보레 순수전기차 볼트EV(Bolt)와 토요타 프리우스 PHEV 버전인 프리우스 프라임 견제를 위해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출시도 앞당긴다. 4월 출시가 유력하다. 그랜저 신차 효과를 최대한 누린 후 상반기 말에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진 탓에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Photo Image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엔트리 모델이 될 G70 출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제네시스는 오는 3월 말 서울모터쇼에서 G70를 공개하고 상반기 내 출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당초 상반기 기아 스팅어, 하반기 제네시스 G70를 출시하는 것이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현대차가 비장의 무기로 삼고 있는 소형 SUV도 상반기 내 출시할 계획이다.

Photo Image
현대차가 출시를 준비 중인 소형 SUV 스파이샷

이처럼 현대차가 조기등판을 카드로 꺼낸 이유는 지난해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던 시기에 신형 그랜저를 조기등판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구원투수로 나섰던 그랜저는 12월과 1월 두달 연속 1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현대차 실적을 견인했다. 1월에는 엑센트(전년 대비 61.8%↓), 아반떼(27.6%↓), 쏘나타(35.6%↓) 등 주요 볼륨 차종이 모두 대폭으로 판매량이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그랜저의 두 배 이상 성장 덕에 전체 내수 판매량은 9.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경기침체와 가계 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그 와중에도 올해 판매 목표는 68만여대로 지난해 판매량(65만8642대)보다 소폭 높게 잡았다. 경쟁 차종은 자꾸 추가되는 상황이어서 신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외에도 전사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판매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스텝 부서까지도 판매량 확대에 기여하는 것을 조직 목표로 삼을 정도다. 간부직원의 임금 동결, 해외주재원 교육 취소 등 각종 비용 절감은 물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 SUV와 그랜저 성공으로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신차 조기 출시를 통해 고객들을 불러모은다면 다른 차 판매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