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가요] ‘OO’, 자이언티와 대중의 벤다이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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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가수 자이언티가 자신의 민낯을 공개했다. 그리고 팬들이 이에 화답했다.

자이언티는 지난 1일 새 앨범 ‘OO’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노래’를 비롯해 ‘영화관’과 ‘코미디언(Comedian)’, ‘미안해’ ‘나쁜놈들’ ‘바람’ ‘콤플렉스(Complex)’ 등 총 여덟 곡이 수록됐다. 자이언티는 모든 노래에 작사가로 이름을 올리며, 그동안 준비해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번 앨범은 자이언티의 새로운 출발과 같다. 자이언티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입지를 다진 후 아메바컬쳐에서의 활동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했다. ‘OO’는 2017년 그의 첫 행보이자 더블랙레이블이 선보이는 첫 번째 앨범이다.

타이틀곡 ‘노래’에서 그는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며 남들이 따라 부르지 못하도록, 자신만이 뱉을 수 있는 기교 섞인 추임새를 뱉는다. 새로운 음원을 낼 때마다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음원 강자만이 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유머다.

유머는 유머일 뿐, ‘노래’는 2일 오전 8시 기준 멜론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OO’에 수록된 다른 트랙들도 마찬가지로 뜨거운 인기다. 빅뱅 지드래곤이 피쳐링한 ‘콤플렉스’와 빈지노의 랩이 더해진 ‘미안해’도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OST의 음원차트 열풍을 멈춘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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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자이언티는 ‘양화대교’로 보여줬던 자전적 이야기를 자신만의 노래로 표현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한다. ‘코미디언’이라는 매개체로 기사 몇 줄, 사진 몇 장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대중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바람(2015)’를 통해서는 높아지는 팬들의 기대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마치 가족과 자신의 삶을 풀어내기 위해, ‘양화대교’를 오가며 일했던 아버지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콤플렉스’와 ‘나쁜 놈들’은 그의 내면을 조금 더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는 숨겨왔던 콤플렉스를 공개하며, 인기 정상의 아이돌 빅뱅 지드래곤을 노래에 초대에 자신과 대조시킨다. 대중의 큰 관심은 받은 후 솟구치는 욕심을 억누르며 스스로를 ‘나쁜 놈들’ 중 하나라고 규정하는 모습은 자이언티의 민낯이다.

“앨범 명은 ‘오오’라고 읽습니다. ‘영영’이라고 읽으셔도 상관없습니다.(웃음) 첫 번째로 저의 아이덴티티인 안경을 상징하고요, 두 번째로는 저와 대중 사이에 교감할 수 있는 교집합이 음악밖에 없어서, 그 상황을 벤 다이어그램처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만들어온 만들 음악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소스이자 시각을 담은 앨범입니다.”

자이언티의 말을 풀면 ‘OO’는 두 개의 원이다. 각각 대중과 자이언티를 표현한다. 그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음원차트가 말해준다. 2017년 2월, 자이언티는 뮤지션으로서가 아닌, 사람 김해솔로 대중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