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와썹 날개 꺾은 나다, 좀 더 멀리 봤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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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언프리티 랩스타’로 이름을 알린 가수 나다가 소속사 마피아레코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양측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1일 오전 나다가 설 연휴 직전 소속사 마피아레코드를 상대로 계약해지 가처분신청을 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제의 발단은 나다의 정산 요구다. 나다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자신이 일으킨 매출에 대한 정산을 원했고, 이에 대한 내용증명을 지난해 12월 보냈다.

소속사는 계약 조건상 연습생 시절과 소속그룹 와썹 데뷔 이후 투입된 비용 변제 후 정산이 가능함을 알렸다. 그러자 나다는 내용증명에 이어, 소속사와 상의 없이 전속계약을 해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마피아레코드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아직 나다는 정산 받을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나다는 지난해 11월 종영한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이름을 알리며 그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유명세를 탔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3개월이었다.

게다가 나다가 2013년 와썹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수익을 내지 못한 점을 고려한다면, 회사는 여전히 적자일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투자 대비 본다면, 아직 회사는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회사는 갑작스럽게 내용증명을 받아들게 됐다. 계약해지 가처분신청 역시 나다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그때 되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더욱 서운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와썹은 마피아레코드의 첫 번째 가수로, 관계자가 “사실상 와썹을 위해 회사가 세워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소속사는 와썹에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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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이런 상황 속 나다는 소속사와 별개로 독자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전해졌다. 나다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피아레코드는 “회사와 해결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나다는 아티스트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클럽행사를 불허했던 회사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클럽행사에 출연하는 등 독자적으로 일정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나다의 개인행동에 대해 “SNS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나다가 SNS를 통해 클럽 행사 등 섭외건에 대해 소속사가 아닌, 자신에게 직접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아직 독자활동에 대해 명확히 보도된 바는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이유불문 계약위반임은 확실하기 때문에, 마피아레코드는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다.

마피아레코드는 이런 나다의 행동을 ‘개인의 이득’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소속사는 “모든 정황을 보았을 때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이후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얻게 되자, 그룹으로서의 활동이나 소속사를 포함한 모든 관련 계약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하여 제기된 소송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마피아레코드가 이렇게 단호하게 주장을 내세운 이유는 바로 ‘와썹’에 대한 나다의 배려가 부족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와썹은 다음 달 컴백을 앞두고 있다. 마피아레코드는 나다가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기 전, 2017년 와썹이 활동할 것을 귀띔해줬다. 당연히 나다 역시 컴백계획을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소속사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나다는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고 유명세를 떨친 후 “와썹으로서 활동 외 솔로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명해왔다. 물론 오롯이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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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피아레코드 제공

하지만 지금껏 어려운 상황을 함께 겪은 회사와 멤버들을 생각한다면, 또한 지금껏 인터뷰를 통해 와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나다의 태도는 배려심이 부족해 보인다.

나다는 결국 컴백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와썹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나다 덕분에 4년간의 무명생활을 청산하고 본격적인 날개를 펼칠까 싶었던 와썹은 또 한 번 암담함을 겪게 됐다. 멤버 한 명이 팀을 먹여 살린다는 것 자체가 그다지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한 배를 탄 입장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작임은 분명하다.

더군다나 와썹은 나다를 제외한 6인조가 아닌, 4인조로 컴백한다. 나다와 함께 멤버 다인, 진주 또한 계약해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았고, 팀 탈퇴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2년 반 만에 다시 날개를 펼치고자 하는 와썹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곤란을 겪게 됐다.

관계자는 “멤버들간 불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는 더욱 의문스럽다. 이렇게 특정 멤버가 갑자기 믿는 구석이 있는 모습을 보일 경우 상도의를 어기는 또 다른 투자자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말이 흘러나올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여론은 소속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나다가 개인의 이익을 더 중요시여기는 듯한 뉘앙스가 곳곳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의 조짐이 보이자마자 회사와 팀을 등진 사람이 혼자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괘씸함도 서려있다.

나다를 비롯한 멤버들이 좀 더 예의 있는 이별을 고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좀 더 멀리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더라면 모두가 힘찬 날개짓을 할 수 있는 도약점이 마련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