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日 아베, 美 트럼프의 TPP 탈퇴·나프타 재협상·보호무역주의 공세 강화에 '당황'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공식 선언에 댱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도 공식화하고 일본을 지목하며 무역이 불공평하다고 비판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공세를 강화하자 일본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역력한 상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일본의 한 언론 매체 보도를 인용해 24일 일본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TPP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TPP 탈퇴가 현실화하자 앞일을 예측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TPP를 아베노믹스의 핵심으로 강조해왔고, 그 때문에 그동안 여러차례 탈퇴 의지를 표명해온 미국을 TPP에 끌어들이려 노력해왔으나 결국 무산된 상황에 허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특히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의 맬컴 텀불 총리와 전화회담을 통해 미국 빠진 TPP라도 조기 발효토록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 함께 일본을 지목하며, 미국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이들 국가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일본 내에서 당황하는 기색이 보인다.
미국이 이날 TPP 탈퇴와 함께 나프타 재교섭을 공표한 것 역시 일본 제조사들의 해외 사업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로 인해 멕시코를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일본의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제조사들은 1994년 나프타 발효 이후 멕시코에 진출해 미국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펴왔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멕시코에 진출한 기업의 수는 2015년을 기준으로 957개나 된다.
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차렸고 자동차 부품 회사들도 멕시코로 공장을 옮겼다. 2015년 일본 자동차 업체의 멕시코 생산 대수는 130만대에 이르며 그 중 70~80%는 미국 시장에 수출됐다.
한편 TPP는 일본과 미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에 대응해 만든 무역 연합이다. 일본은 협상이 타결된 2015년 10월 이전부터 TPP에 애정을 쏟아온 바 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