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갤럭시S8도 발화되는 건 아니겠죠.”
이동통신사 직원이 우스갯소리로 건넨 말이다. 갤럭시노트7 불똥이 차기작에까지 옮아 붙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내포됐다.
삼성전자든 이통사든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삼성전자에선 갤럭시노트7은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금기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9월 소비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제품 발화 원인이 배터리 셀 결함 때문이었다고 결론지었다. 배터리를 교체, 판매 재개를 했지만 발화는 지속됐다. 세계 최고 제조기업 삼성전자는 체면을 구겼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1위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도 지난해 1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세상에 영원한 1위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발표한다. 153일 동안 조사한 결과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이어 1차 원인 규명 실패가 `성급함이 부른 화(禍)`라는 점을 깨달았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잃어 버린 신뢰를 되찾는 건 불가능하다. 갤럭시S8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건 오롯이 삼성전자의 몫이다. 신뢰는 판매량과 직결된다. 소비자들은 지금도 삼성전자를 신뢰하고 있다. 그 신뢰가 불신으로 확산되지 않기 바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