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잃어버린 대한민국 스마트시티와 `의병`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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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행정자치부,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부처가 앞다퉈 스마트시티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더욱이 초창기에 스마트시티인 `파주운정`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나에게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의 급진전에도 그 당시 고민한 스마트시티의 비전·전략·서비스·시나리오·이슈 등은 지금도 그대로라는 것이 놀랍다.

오케스트라는 화려한 바이올린, 부드러운 플루트, 육중한 트롬본 등 모든 악기의 집합체다. 스마트시티도 전자정부 등 공공(Public), 버스도착안내 등 교통(Transport), 원격수도검침 등 홈(Home), 인텔리전트빌딩 등 직장(Work), 환경오염감시 등 환경(Environment) 등 도시 전 영역을 아우른다. 그 결과 4차 산업 신기술로서 도시 경쟁력뿐만 아니라 갈수록 분출 일로에 있는 도시민 욕구인 편리, 안전, 건강, 쾌적, 풍요 등 `삶의 질` 향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때 글로벌 리더이던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잃은지 한참이 지나 관심을 재개하게 된 이유는 스마트시티 구축 및 운영과 수출로 경기 회복, 청년실업 해소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잃어 버린 10년의 공백을 중국과 일부 선진국이 선점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우리나라 스마트시티를 반성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스마트시티는 왜 잃어 버린 공백이 존재할까.

관련 운영비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의 지연, LH공사 통합으로 공공 부문 투자 축소, `무료` 서비스를 당연시한 사회 분위기 등으로 지속 가능한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공급자 중심의 너무 앞서가는 서비스가 수요 창출에 한계를 보였음은 물론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으로 스마트시티 예산과 새로운 과제 발굴 동력까지 추락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스마트시티 글로벌 리더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로 주체가 지방자치단체인 만큼 단체장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요즘 최대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기여하고, 킬러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로 도시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지역 균형 발전과 관련한 훌륭한 정책 과제도 되기 때문에 단체장은 관심을 기울여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도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 모델 스마트시티를 육성해 대국민 공감대를 조속히 형성해야 한다. 최근 행자부가 지역 정보화에 스마트시티 개념을 포함, 정책 상승 효과를 거두려는 노력은 돋보인다.

둘째로 관련 부처 간 건전한 경쟁을 유도함과 동시에 긴밀한 협업이 요구된다. 한때 정보통신부와 건설교통부 간 선의의 경쟁이 우리나라를 글로벌 리더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긴밀한 협업, 지자체의 표준 플랫폼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마트시티 지원 전문 기관인 지역정보개발원(KLID)의 역할 확대도 기대된다.

셋째로 `스마트시티의 글로벌 리더, 대한민국!` 이라는 비전을 함께하는 산·학·연 관계자들의 `의병` 포럼을 제안한다. 정부는 마중물 역할로 충분하고, 그 과실의 최종 수혜자인 민간 부문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이 궐기해서 나라를 구하는데 큰 역할을 했듯 청년실업 해소와 경기 회복이라는 뉴밀레니엄판 구국의 `의병 정신`이 우리나라를 글로벌 리더로 재도약시킬 것이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jioh@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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