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협회·단체장 좌담회]4차 산업혁명 시대, SW산업 경쟁력 강화로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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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이 주최한 `SW 6대 협회 단체장 좌담회`가 지난 16일 열렸다. 왼쪽부터 강진모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 조풍연 한국상용소프트웨어협회장, 박재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윤대원 전자신문 부장.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공지능(AI)을 필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개막한다. 연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AI가 화두였다. AI뿐 아니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이 주목받는다. 기술 중심에는 소프트웨어(SW)가 있다.

세계 주요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성공 열쇠인 SW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SW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여전히 국내 SW산업 환경은 척박하다. 제 가격을 받지 못해 수익이 악화되고, 지속 투자가 어려워 기술 개발이 뒤처지는 악순환 구조다. SW경쟁력 확보를 위해 SW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SW업계 협회·단체장과 함께 4차 산업혁명 핵심인 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현안과 해결 과제를 모색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강진모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

△박재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이영 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장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사회=윤대원 전자신문 SW콘텐츠부장

◇사회(윤대원 전자신문 부장)=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SW를 강조한다. SW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SW산업이 튼튼해야 한다. 우리나라 SW산업 현실은 어떤가. 무엇을 우선 바꿔야하는가.

◇조현정(한국SW산업협회장)=올해 전자정부가 시작된 지 50년이다. SW도 국내서 30년 이상 역사를 가졌다. 그럼에도 SW산업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초반 시스템통합(SI)에서 상용SW로 발전하고 상용SW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넘어가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SI 비중은 줄어들고 상용SW 비중이 늘어야한다. 그러나 여전히 SI 비중이 높다.

유지보수 요율도 문제다. 끊임없이 얘기했다. 10여년 동안 상용SW 유지보수요율이 8%였다가 최근 15%까지 올랐다. 요율이 올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상용SW 시장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상용SW 비중은 오르지 않고 여전히 SI 중심 산업 구조다. 상용SW 산업이 성장하지 않는 한 국내 SW산업 희망은 없다.

◇조풍연(한국상용SW협회장)=지난해 상용SW 업계 국내 매출이 전년도 대비 19.8%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18% 증가했다. 내수가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상용SW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정부의 공개SW 지원 정책 때문이다. 공개SW 예산편성지침에 의무 검토 내용이 포함됐다. 공개SW는 결국 용역 예산이다. 상용SW 육성 취지와 거리가 멀다.

올해 공공 상용SW 예산이 전년도 대비 19.8%(554억) 감소한 2237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무용과 보안 상용 SW가 61%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미들웨어 등 일반 상용SW는 853억밖에 안 된다.

상용SW시장이 성숙하기 위해 기술이 중요하다. 지난해 상용SW 품질성능평가시험(BMT) 의무화가 시행됐다. 고무적이라고 보지만 시행 초기라 개선도 필요하다. BMT 진행과 결과에 대한 투명성이 필요하다. BMT 중복도 최소화해야 한다. 매번 BMT를 할 수는 없다. 등급제나 점수로 환산해서 중복을 최소화하면 상용SW도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해 제3자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제안서 내고 분리발주하고 기술평가에 가격평가까지 하니 업무 부하가 많다.

◇박재문(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BMT 얘기를 많이 한다. 많이 사용하는 SW 필수 공통요소는 사업 발주 이전에 공통 평가를 미리 해놓고 발주기관이 요구하는 특수기능에 한해 BMT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BMT 비용 부담도 해소해야 한다. 지난해 BMT 비용 가운데 30% 정도를 기업이 부담했다. BMT 비용은 발주기관이 대부분 지급하도록 하겠다. 발주기관 지원이 부족하면 정부에서 BMT 분담 비용 늘리는 방향도 고민하겠다. 최대한 기업에 부담 안 가도록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

◇사회=유지보수요율과 사업대가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 두개는 `SW 제값 주기` 문화 정착에 중요한 부분이다. 정부에서도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 현장에선 어떤가.

◇강진모(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유지보수요율에 맞게 제대로 금액을 주기 위해 사업대가를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 실제 사례로 200억원 규모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는데 전혀 남는 게 없었다. 유지보수요율이 하드웨어는 8%, SW는 평균 12%다. 정부 정책처럼 15%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상황에서 오라클은 25% 받는다. 오라클 때문에 평균 12%도 못 받는 상용SW도 있다. 여기에 발주기관이 상주인력을 30명까지라고 명시했다. 남는 금액이 없다.

발주기관이 잘못하는 부분을 SI와 상용SW업계가 함께 막아야한다. SI가 해야 하는 영역이 있다. 예를 들어 전자정부사업은 특별하다. 클라우드로 대체 안 되고 상용SW만으로도 안 된다. SI가 할 영역이 반드시 존재한다. 상용SW가 SI와 공생하면서 서로 영역을 발전해야 한다.

◇김현주(IT여성기업인협회장)=몇 년간 무상으로 유지보수를 원하는 곳도 있다. 우리는 유지보수 비용 제대로 받고 SW제값 받자고 외치지만 현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예산 삭감하면서 SW비용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정부나 업계가 외쳐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결국 상생이다. 상용SW업체와 SI업계가 큰 그림을 그리고 컨설팅해서 함께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고통도 함께 분담하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한다.

◇조풍연=SW사업대가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사업대가 기준은 1990년대 초반에 만든 후 2010년에 처음 개정했다. 요구분석, 설계, 개발, 테스팅 4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개발이다. 개발 부분에 대한 기능점수에 단계별 원가가 있다. 2010년 이후 2014년에 또 한 번 개정했다. 두 번 개정했는데 기능점수 당 단계별 원가가 2만원 밖에 안 올랐다. 사업대가를 바꿔야 SI가 살고 SW업계가 산다.

재경비도 문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 울산에 있는데 서울에서 직원이 내려가는 예산을 별도로 안 잡는다. 결국 SI나 SW회사가 이 예산까지 부담해야 한다. 재경비도 사업대가에 포함시켜야 한다.

◇사회=SW산업이 강해지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벤처와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한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김현주=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19조원이다. 중소기업 가운데 정부 R&D 과제 안 해 본 기업이 드물다. 얼마나 R&D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레퍼런스가 없어서 해외 진출도 어렵다. 기술 창업 지원도 마찬가지다. SW 분야는 단번에 성과내기 어렵다. 따라서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R&D 결과물이 기업 성공으로 이어져야 한다. 매출을 못 만드는 R&D는 의미가 없다. 기업 경영자는 R&D 과제로 현재 보유한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국내서 매출을 올리거나 해외로 진출한다는 성공 확신이 있기 때문에 R&D사업에 지원한다. 단순히 R&D 자금뿐 아니라 시장을 지원해야 한다. 마케팅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서로 경쟁만 하는 게 아니라 해외 진출할 때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마케팅 하는 것도 방안이다.

◇박재문=정부가 집행하는 자금은 성과를 측정해야 하고 특정기업에 종속되면 안 된다는 제약 조건이 있다. 이 틀 안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야한다. 예전 게임 분야를 담당했을 때 국내서 잘한 기업이 해외 나가면 번번이 실패했다. 아이디어를 짜냈다. 온라인 게임 업체 5개를 묶어서 공동브랜딩으로 해외 진출했다. 이 회사 가운데 한 개가 소위 `대박`을 냈다. 매일 3억원가량 매출이 발생했다. 제일 성공한 프로젝트였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다. 정부가 진행하는 사업이 당장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현장에 있는 기업가들이 당장 필요한 부분을 수시로 얘기 해줘야 한다. 이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행에 옮기면 된다. 정부 사업이라고 무조건 정부 의견만 기다려선 안 된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성장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이영(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장)=벤처는 B2C SW를 주로 개발한다. 업그레이드 비용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라이선스 개념이 거의 없다. 벤처가 창업하면 바로 B2B 시장으로 진입 못한다. SW 제값을 못 받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영등포 고시 학원가에서는 학습자관리(LMS), 뷰어, 플레이어 SW를 많이 사용한다. 이들 SW 대부분 벤처에서 만든다. 이 벤처들이 자신들 이름으로 납품 못 한다. SW 만들어서 다른 회사에 OEM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렇게 5년 버티다 보면 자신들 레퍼런스도 없고 계속 SW 용역회사로만 남게 된다. 결국 그렇게 하다 다들 문을 닫는다. 역량 있고 참신한 아이디어 있는 벤처 SW 업체들을 살려야 한다. 이들이 국내 SW산업을 튼튼하게 만들고 해외로 나가 세계가 주목하는 SW로 성장해야 한다.

◇사회=올해도 4차 산업혁명 이슈가 계속 부각된다. SW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

◇김현주=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산업 출현과 성장을 막는 규제 개선부터 시작해야 한다. 데이터 수집과 최적화를 해야 사물인터넷(IoT)산업이 발전한다. 기존 무선설비 규칙과 주파수 분배 관련 규제사항이 많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저장과 분석이 중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치정보법 등 관련 규제를 살펴봐야 한다. 전기자동차나 무인자동차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자동차 튜닝규정, 자동차 관리법 시행규칙도 손봐야 한다. 인공지능 관련 규제도 미리 살펴보고 대응해야 한다.

◇이영=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SW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여성SW인재 양성과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여성의 소통능력, 감성, 창의성이 필요하다. 여성 SW전공인재 양성 목표를 설정하고 별도 여성인력 채용지원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벤처기업에도 시장이자 기회이다. 벤처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풍연=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시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R&D로 신기술 개발해도 결국 시장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정부가 지금보다 최소한 2∼3배 시장을 키워줘야 한다. 이 시장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SW 중심이다. SW 라이선스 가격 제대로 받도록 해야 한다. 내수가 뒷받침돼야 우수한 인력이 오고, 전문·고급 인력 양성해서 AI와 같은 신기술을 만든다. 결국 정부가 국내 SW시장을 키워줘야 선순환 효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대비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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