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직무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이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다. NCS는 `간판`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이 목적이다. 이 때문에 여러 산업 현장에서 NCS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학교에서는 산업 현장에 적합한 인력 자원을 개발한다. 일·학습 병행, 직업훈련, 현장 경험 등 평생에 걸쳐 자신의 경력과 진로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기여도가 크다. 역량 개발 측면에서도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교육부, 노동부 등 주관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역량인정체계(ITSQF)를 만들고 있다. 일본은 20년 전부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보완·개선 지속해 왔다. 이런 점에 비하면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IT 분야 역량인정체계 개선에 대해 몇 가지 보완할 점을 제시한다.
첫째 IT 역량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IT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연마,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능력 등으로 정의를 명확히 해서 이해 관계자 간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둘째 ITSQF(안)의 9개 수준은 너무 세분화돼 있다. 경력관리 피로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 NCS와 같이 7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관하는 정보기술자 시험과 심사 체계도 7개 수준이다.
셋째 학력으로 수준을 부여하는 것은 `간판`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게 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소프트웨어(SW) 기술자 등급 부여 때 학력과 경력을 철폐한 취지에도 역행한다.
넷째 현장 경력과 교육 훈련 수준 향상 조건에서 1~8년의 현장 경력과 50시간 이상 등의 필수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실효성 우려가 있다. 교육 과정을 수료하기 위한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특히 중소기업 종사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짙다.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현장 경력에 대한 심사나 교육 훈련 질 평가가 사실상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에 따라서 등급(수준)을 7개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3등급은 공통으로 기초 정보, 기본 정보, 응용 정보 기술자로 구분한다. 소정 시험을 거쳐 획득하도록 한다. 4등급은 응용정보기술자격 취득 후 2년 정도 경험을 쌓은 후 IT 컨설턴트, IT 프로젝트 관리자 등 ITSQF 직종(전문 분야)별 시험을 거쳐 획득한다.
5~7등급은 기존 지식과 현장에서 수행한 경험·실적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시험 과목과 심사 방안도 구체화해서 제시한다.
대학 등 공교육 기관에 교육 과목 선정이나 커리큘럼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대학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실시, 산·학 협동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취업을 위한 만성화된 스펙 쌓기 고생도 사라진다. 학부모 경제 부담도 경감된다.
ITSQF 자격 획득을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주경야독이 아니라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는 `주경주독`이 일상화돼 나이가 들수록 역량 수준이 높아져서 명예가 없는 명예퇴직, 희망이 없는 희망퇴직 공포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심기보 KAIST 전산학부 겸직교수 pmodosa@kaist.ac.kr